배우 채수빈(23)은 '열일의 아이콘'으로 통한다. 2013년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로 데뷔, 2014년 MBC '원녀일기'로 브라운관에 혜성같이 등장한 그는 2015년 KBS 2TV 주말극 '파랑새의 집' 주연 자리를 꿰차면서 자신의 입지를 조금씩 넓혀가기 시작했다. 이후 '발칙하게 고고', '구르미 그린 달빛'(이하 '구르미'), 16일 종영한 MBC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까지 20대 여배우 기근을 비웃듯 활약했다. 또렷한 존재감을 과시하며 연기력을 갖춘 20대 여배우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런 주변 반응에 불타는 열정을 보여주며 잠시의 쉼도 허하지 않고 있다. 차기작 '최강 배달꾼'까지 확정 지으며 올해도 열심히 달리겠다는 각오다. 채수빈은 "오히려 일을 안 하면 불안하다. 좋은 기회들이 연달아 오니 놓치지 아쉽다. 아쉬워서 계속하는 것 같다. 일 욕심이 많다.(웃음) 일하는 게 그 어떤 것보다 재밌다. 행복하다"면서 행복함을 표했다. '역적' 속 가령이 튀어나오는 듯 솔직하고 천진난만한 표정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기억에 남는 악성댓글이 있나. "'연기연습 해야 한다'는 댓글이 기억에 남는다. 나의 모습을 좋아해 주는 팬분들도 계시니 외모와 관련한 악플엔 상처를 받지 않는다. 하지만 연기적으로 언급하면 상처로 다가오더라. 연기할 때도 악플을 보니 심신에 좋지 않아서 덜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고등학교 때 길거리 캐스팅으로 연예계에 데뷔하게 됐다고 들었다. "학교에서 야간 자율학습이 끝나고 집에 가던 길에 신호등에서 어떤 아저씨 한 분이 연기할 생각이 없느냐고 물으며 명함을 줬다. 배종옥 선배님 이름을 언급하더라. 선배님을 워낙 좋아했던 터라 명함만 받았는데 엄마가 대표님이랑 안부 연락을 계속하고 지내다가 20살 때 연기를 해보겠다고 해서 여기까지 왔다. 배우는 내게 막연한 꿈이었다. 멋있다고 동경하는 직업이었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 현실로 이뤄졌다."
-직접 경험해보니 꿈과 현실이 많이 다른가. "촬영할 때 드라마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모르니까 드라마에 나오는 신대로 캐릭터가 살아가는 줄 알았는데 신을 엇갈리며 찍더라. 연기도 막상 해보니 어려웠다. 어려운 만큼 큰 만족이 있다. 그래서 좋다. 운이 좋아서 좋은 작품들을 연달아 하고 있다. 그런데 작품 수가 늘면 늘수록 그 외에 조심해야 할 것들이 많아졌다."
-이렇게 잘 될 줄 알았나. "정말 몰랐고 기대도 안 했다. 빠르게 잘 된 편이다. 오디션을 볼 때 될 거란 기대감보다는 '오디션 보면서 배워야지' 이런 생각으로 했다. 근데 좋게 봐주셔서 기회가 빨리 왔고 그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사실 부모님도 내가 배우를 한다고 했을 때 무시했었다. 지금은 아빠가 너무 좋아하신다."
-학창시절 인기가 많았나. "여고였다. 귀찮아서 꾸미고 그런 걸 잘 안 했다. 담요 두르고 교복 입고 나왔다. 그렇게 지내서 남학생들한테 뭘 받고 그런 건 많지 않았다."
-집에서 쉴 땐 주로 무엇을 하나. "누워서 책 보거나 휴대전화를 보거나 누워서 간식을 먹는다. 그러다 뭔가에 꽂히면 그림 그리기도 하고 꽂힌 것에 정신을 쏟는다. 요즘은 꽂힌 게 없다. 그걸 찾으려고 노력 중이다."
-이미지 때문에 생긴 편견이 있다면. "얌전하거나 조신할 것 같다고 하는데 조신하지는 않다.(웃음)"
-20대 여배우의 기근이란 말에 대한 생각은. "그런 말을 들으면 속상하다. 배우들은 많다. 처음부터 완벽할 순 없지 않나. 최선을 다해서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지만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는데 마음을 열고 그 기회를 받아주셨으면 좋겠다."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은. "또렷하게 생긴 얼굴이 아니라서 화장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이 있다. 다양한 역할을, 다양하게 해보고 싶다. 동물을 정말 좋아하는데 동물과 교감하는 작품을 한번 해보고 싶다."
-지금까지 연기 인생 중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KBS 연기대상에서 신인상을 받았을 때 진짜 울컥했다. 카메라가 다가올 때 기분이 너무 좋았다. 무대 뒤로 가니 눈물이 왈칵 났다. 그때가 가장 행복했던 것 같다."
-배우로서의 고민은. "작품 들어가기 전에 내가 어느 위치에서 어떻게 해야지 생각보다는 이 역할을 어떻게 해석하고 표현해야 최선이 될까 고민을 많이 한다. 그래서 작품 들어가기 전이 가장 스트레스다. 작품을 망칠까 걱정을 많이 한다. 그게 가장 큰 고민인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