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국내 고성능차 시장에 공식 출사표를 던졌다. 2015년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 론칭에 이은 새로운 도전이다. 운전하는 재미를 중요시하는 소비층이 두꺼워지면서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아자동차는 23일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스팅어'의 공식 출시 행사를 갖고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스팅어는 기아차가 처음으로 선보인는 고성능 세단이다. 그동안 국내 고성능차 시장은 수입차인 BMW M시리즈나 메르세데스 벤츠 AMG 등이 대부분이었지만 기아차가 이번에 도전장을 낸 것이다.
스팅어는 3.3 터보 가솔린, 2.0 터보 가솔린, 2.2 디젤 등 총 세 가지 엔진 라인업으로 운영된다. 3.3 터보 가솔린 모델의 경우 최고출력 370마력, 최대토크 52.0kgf·m의 동력성능을 확보했다. 가격은 3500만~4880만원으로 책정됐다.
기아차 관계자는 "스팅어의 판매 타깃은 자신만의 스타일을 추구하고 도전과 새로움을 지향하는 열정적인 라이프를 즐기는 성공한 30~40대의 전문직 남성인 '드리밍 옴므'"라며 "내년부터 월 1000대 이상씩 판매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기아차에 앞서 현대차는 고성능 전용 브랜드 'N'을 공개하고 양산 모델 개발에 나선 상태다. 올 하반기 유럽에서 출시될 첫 모델인 'i30 N'에는 2.0 가솔린 터보 엔진이 장착되며 300마력 이상의 성능을 발휘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는 대신 신형 벨로스터에 같은 파워트레인을 결합한 '벨로스터 N'이 내년 초 출시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현대차는 올 하반기 고성능 4도어 스포츠 세단인 제네시스 G70도 선보일 방침이다. 2.0L T-GDi 엔진과 전기 모터를 동시에 사용하는 제네시스 G70은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 245마력에 36㎏·m 토크를 발휘한다.
이처럼 현대·기아차가 고성능차에 매진하는 이유는 운전의 재미를 최우선으로 삼은 차를 내세워 국내에서는 판매가 급증하고 있는 수입차에 대응하고, 해외에서는 이미지를 높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 국내 시장에서 고성능차의 판매량은 매년 증가 추세에 있다. 벤츠의 AMG는 지난해 국내에서 1688대가 판매됐다. 이는 전년(776대) 대비 2.2배 가량 증가한 수치다. BMW M시리즈도 2014년 321대에서 2015년 673대로 110%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고성능차의 경우 개발에 성공할 경우 소비자들에게 ‘기술력이 상당하다’는 인식을 심어줘 일반 차량들의 이미지도 향상되는 일종의 ‘낙수효과’를 누릴 수 있다"며 "벤츠와 BMW 등 수입차가 독점했던 고성능차 시장에 현대·기아차가 도전장을 내밀면서 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