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최동현(24)은 올 시즌 1군 마운드에 오를 수 있을까. 두산의 '화수분' 마운드가 그리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최동현은 올해 두산에 1차 지명된 대졸 사이드암 투수다. 신일고와 동국대를 거쳐 계약금 1억8000만원을 받고 두산에 입단했다. 키 185㎝에 체중 90㎏의 당당한 체격을 자랑한다. 두산 스카우트 팀은 지명 당시 "신체 조건이 뛰어나고 경기 운영 능력이 좋다. 마운드에서 침착하고 여유도 있는 편"이라며 "릴리스포인트가 일정해 제구도 안정적이다. 코너워크가 수준급"이라고 평가했다.
대학 시절 성적이 무척 좋았다. 1·2학년 때부터 동국대 에이스로 활약했다. 4년간 대학리그 47경기에서 총 143⅔이닝을 던져 17승(2패)에 평균자책점 3.25를 기록했다. 삼진 121개를 잡는 동안 볼넷은 28개밖에 내주지 않았다. 직구 구속도 최고 144㎞까지 나왔다. 사이드암 투수로는 나쁘지 않은 스피드다. 두산의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두산 관계자는 "경기 경험이 많고 특히 큰 경기에서 잘 던졌다는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며 "배짱이 두둑하고 공격적인 피칭을 한다는 점을 코칭스태프가 높이 샀다"고 귀띔했다.
올해 입단한 두산 신인 투수 가운데 이미 두 명이 1군 무대에 데뷔했다. 2차 지명 1순위인 고졸 사이드암 박치국과 2순위인 대졸 우완 김명신이다. 둘 다 1군 스프링캠프에 동행했고, 즉시 전력감으로 기대를 모았다. 1군 합류는 김명신이 가장 먼저 했다. 개막 엔트리에 포함됐고, 부상으로 이탈한 마이클 보우덴의 대체 선발투수로 활약했다. 김명신이 불의의 부상으로 이탈한 뒤에는 박치국이 1군에 올라왔다. 불펜에서 침착하게 제 역할을 해내면서 팀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었다.
그러나 정작 둘보다 먼저 뽑은 최동현은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입단 전 받은 팔꿈치 수술로 재활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최동현은 동국대 4학년에 재학하던 지난해 초 전지훈련을 떠났다가 오른쪽 팔꿈치에 통증을 느꼈다. 검진 결과 팔꿈치 내측 측부 인대가 70% 정도 손상됐다는 판정을 받았다. 그 팔꿈치로 춘계리그에 출전해 투혼을 불살랐다. 대회가 끝난 4월 결국 수술대에 올랐다. 두산 관계자는 "수술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도 미래를 보고 뽑은 선수"라며 "캠프에는 동행하지 못했지만, 재활을 잘 소화했다"고 했다.
서서히 몸이 회복되던 지난해 10월에는 갑상선 수술로 다시 쉼표를 찍었다. 회복 기간이 필요했다. 최근에야 비로소 긴 재활의 터널에서 빠져나와 다시 공을 잡았다. 지난 27일에는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직구 30개로 라이브피칭을 했다. 최고 구속은 시속 133㎞가 나왔다. 70~80%의 힘을 써서 던졌다는 게 스스로의 설명이다.
아직은 실전 마운드에 오르기 위한 단계를 밟아 나가는 과정이다. 1군 마운드에 오르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 그래도 팀이 주목하고 있는 투수인 것만은 틀림없다. 김명신과 박치국에 이어 지난해 1차 지명 투수인 이영하까지 1군에 올라와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여기에 최동현까지 합류한다면, 30대 선수 일색인 두산 마운드에는 더할 나위 없는 희소식이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아무래도 1차 지명으로 뽑혔으니 김명신이나 박치국 이상으로 잘할 수 있는 투수라고 들었다"며 "이제 막 공을 던지기 시작한 단계라 아직은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 나중에 실전에 나가게 되면 그때 눈여겨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구단 관계자는 "빠르면 6월 말, 늦으면 7월 초 정도 1군에서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되는 선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