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이자 영화 제작자, 그리고 엔터테인먼트사 대표이자 한 가정의 아빠다. 1인 2역이 아니라 1인 4역 정도 된다. 최근엔 KBS 2TV 예능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하차, 여유가 생기는 듯 싶었으나 쉴 틈 없이 또 그의 첫 제작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 촬영장을 오간다.
최근 셀트리온 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만난 그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서울 잠원동에서 기자들을 만나기 위해 지방에서 막 상경한 참이었다. 잘 시간이 없어 차 안에서 항상 쪽잠을 잔다는 그는 피곤한 얼굴과는 달리 환히 웃었다. 하고 싶은 일, 해야 하는 일을 하고 있어 바쁜 대신 행복한 덕분이다. 누구보다 바쁜 이범수를 붙잡고 '슈퍼맨이 돌아왔다' 비하인드부터 '자전차왕 엄복동' 이야기까지 모두 들어봤다.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왜 첫 작품으로 '자전차왕 엄복동'을 왜 택했나. "일제시대 자전차 왕이다. 내가 받은 시나리오는 그냥 스포츠 영화와 다를 바 없는 자전차 이야기였다. 의열단 이야기, 자전거 선수와의 사랑 이야기로 확대되며 이야기가 풍성하고 두꺼워졌다. 투자자인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에게 '창립 작품을 굳이 120억원짜리 영화를 할 필요는 없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첫 작품을 하는 제작자로서 부담감이 너무 크기에 작게하고 싶다고 말도 해봤다. 그러나 회장님이 '그런 것에 연연하지 말자'고 하기에 출발했다. 엄복동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하게 됐다."
-긴장되나. "이 영화가 잘 안되면 '배우가 무슨 제작을 하냐'는 비판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건강한 비판일 수 있고, 또 한편으론 시샘과 질투일수 있다고 생각한다. 작품을 준비하며 매니지먼트사에 섭외를 했을 것 아닌가. 협조가 안 좋은 곳도 있었다. 배우에게 보여주지도 않고 거절하더라. 의구심도 들었다. 일종의 견제일 수도 있고. 예상했던 거다. 그런 사람들의 입장도 이해가 간다. 사소한 것이고 일시적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결과가 말해줄 것이다. 첫 영화가 큰 성과를 못 이룬다 하더라도 계획대로 진행될 것이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경험은 무엇인가. "시골 체험이다. 어릴 적 경험을 돌이켜 보면, 하교길에 있던 꽃길에서 친구들과 놀았던 기억들이다. 그때는 흙이었다. 요즘 아이들에겐 협소한 놀이터밖에 없다."
-출연 후 어떤 점이 가장 달라졌나. "아이들과 친해졌다는 것. 아이들과 더 재밌게 노는 법을 알게 됐다. 많은 아빠들이 공감하리라고 본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생각하게 된다."
-하차 후 아이들이 서운해했나. "전혀 그렇진 않았다.(웃음) 촬영 때도 서운한 것 없냐고 물었더니 없다고 해서 당황했다. 이해가 되는 게 아이는 아빠랑 헤어지는 게 아니다. 늘 아빠랑 놀았었고 그걸 촬영한 거다. 아빠랑 또 놀 것이기 때무에 아이에게는 어떠한 변화도 아닌 거다. 때로는 사람들이 아이 머리를 만지셔 아이가 놀라고 그런 일이 빈번해 스트레스도 받았다. 13개월 정도 했는데, 딱 알맞게 한 것 같다. 더 하면 스트레스 받을 것 같았다."
-출연을 후회했을 때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지 않나. 노메이크업을 보여주는 데에 대한 스트레스도 있었다. 연예인 이범수를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그냥 남들과 똑같은, 지지고 볶고 아이들 때문에 힘들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 남과 똑같은 일반적인 다를 바 없는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