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탑 측과 경찰의 입장은 첨예하게 엇갈렸다. 시작은 병원 후송의 방식이었다. 경찰 측은 "부축해 걸었다"고 말했고, 탑의 가족 측은 "의식 없이 업힌 채로 들어왔다고 말했다. 가족의 말에 힘을 싣는 목격자의 진술도 나타났다. 그는 일간스포츠에 "119 구급차가 아닌 지인에 업혀 병원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탑의 의식을 놓고도 상반된 입장차를 보였다. 경찰은 의식이 있는 수면 상태로 봤고, 가족은 의사로부터 '의식이 없다'는 말을 직접 들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7일 오후 4시 탑 주치의 응급의학과 이덕희 교수, 신경과 김용재 교수, 정신건강의학과 최희연 교수가 참석했다. 브리핑은 환자 가족과 상의 후에 진행됐다. 교수진은 소변 약물검사상 수면제 과다 복용으로인한 호흡 부전으로 진단했다. 또한 여전히 기면 상태라고 전했다. 의식 상태도 일반적이지 않았다. 강한 자극에만 반응한다고 브리핑했다.
정확한 환자의 상태를 알고있는 교수진들의 의견은 가족들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결국 경찰이 발표한 "의식이 있었다. 코를 골면서 자고 있었다"라는 주장은 사건 축소 의혹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탑이 처방 받은 약은 우울증, 공황장애 등 심리치료에 관한 약물로 과량 복용시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전문가에 따르면 수면제 성분이 있지만 인체 호르몬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물질이므로 처방량을 꼭 지켜 복용해야 한다. 이에 심리적 불안증세를 보여 보호대원으로 지정 논의됐던 탑에 대한 관리 소홀의 지적 목소리가 나온다. 경찰 측은 지휘요원과 대원이 각각 한 명씩 붙어서 관리해왔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전출 하루만에 불미스러운 사고가 생겼다. 경찰 측은 교수진 브리핑 이후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탑 어머니는 이날 오전 9시께 탑이 입원중인 응급 중환자실을 찾아 아들의 상태를 확인했다. 어머니는 경찰을 향해 "아들이 병원에 들어올 때 의식이 없는 상태라고 의사가 말했는데, 왜 기사는 자는 것 처럼 나간 것이냐"며 정정보도를 요구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어 "탑은 병원에 왔을 당시 의식없는 상태였고 위세척을 진행하고 산소마스크를 착용했다. 혀가 마르는 등 산소 부족 증상을 보여 다른 후유증이 염려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탑은 지난 6일 서울 양천구 신월동 서울지방경찰청 4기동단 부대 안에서 오랜 시간 깨어나지 않아 인근 병원으로 실려왔다. 경찰에 따르면 탑은 서울경찰청 홍보담당관실 악대 소속에서 직위가 해제되고 지난 5일부터 4기동단 본부소대로 근무지를 이동해 대기 중이었다. 당일 오후 10시 평소 복용하던 신경안정제 계통의 처방약을 먹고 취침에 들었다가 하루를 넘기도록 장시간 약기운에 취해 있다.
탑은 입대 전인 지난해 10월 서울 용산구 자택에서 가수 연습생 한모(21·여)씨와 총 네 차례 대마를 흡연한 혐의를 받고 있다. 탑은 두 차례 흡연에 대해 인정했으며 소속사를 통해 "커다란 잘못으로 인해 많은 분들께 큰 실망과 물의를 일으킨 점 모든 진심을 다해 사과 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 앞에 직접나서 사죄드리기 조차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럽습니다"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