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8일 마산 롯데전을 0-16으로 대패하며 주중 3연전을 1승2패로 마무리했다. 1차전 승리 후 상승세를 타지 못하면서 2~3차전을 연거푸 내줘 연패에 빠졌다.
1승1패에서 맞이한 3차전에선 제대로 된 승부 한 번 걸어보지 못했다. 가장 큰 원인은 선발 투수 닉 애디튼의 난조. 애디튼은 4이닝 13피안타(4피홈런) 5탈삼진 9실점(8자책점)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직전 등판이었던 지난 1일 대구 삼성전 4⅓이닝 7피안타 7실점에 이어 2경기 연속 일찌감치 마운드를 내려갔다.
시작부터 불안했다. 애디튼은 1회 선두타자 김준완과 2번 이상호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무사 1,2루 실점 위기에 놓였다. 모창민을 2루수 플라이로 잡아내 한숨을 돌렸지만 곧바로 4번 스크럭스에서 홈런을 허용했다. 볼카운트 1스트라이크-1볼 상황에서 던진 3구째 시속 118km 커브를 공략 당해 장타로 연결됐다.
위기는 계속됐다. 5번 박석민을 3루수 땅볼로 유도했지만 김동한의 수비 실책이 나오면서 주자가 출루했다. 이어 권희동의 안타로 1사 1,2루. 곧바로 손시헌에게 2타점 2루타를 맞았다. 2사 2루에서 김성욱과 김태군을 잡아내 아웃카운트 3개를 채웠지만 이미 점수차가 0-5까지 벌어진 후였다. 들쭉날쭉한 애디튼의 구위를 감안했을 땐 투수교체가 필요할 수 있는 타이밍이었다. 애디튼은 아웃카운트 1개를 잡아내기 힘들 정도로 경기 초반 크게 부진했다.
하지만 롯데는 불펜을 움직이지 못했다. 이유는 있다. 승리를 기록한 지난 6일 경기에서 롯데는 선발 박세웅이 5이닝 투구에 그쳤다. 6회부터 가동된 불펜에선 총 4명(박시영·윤길현·장시환·손승락)의 투수가 마운드를 밟았다. 4-12로 대패한 7일에는 선발 브룩스 레일리가 3⅓이닝 밖에 못 던져주면서 불펜에 다시 한 번 부하가 걸렸다. 4회부터 운영된 계투진에선 투수 5명(배장호·노경은·박시영·김유영·이명우)이 줄줄이 등판해야 했다.
조원우 감독은 8일 경기에 앞서 "7이닝을 던지는 투수가 있어야 한다"며 불펜 소모의 어려움을 전했다. 선발이 긴 이닝을 끌어주지 못하면서 주말 3연전을 준비하는 코칭스태프 입장이 난감했다.
애디튼을 일찌감치 바꿀 수 없었던 건 이 이유다. 실점을 해도 이닝을 최대한 책임져줘야 다음 경기 불펜 운영이 가능했다. 하지만 애디튼에게 4이닝을 맡기는 동안 무려 9실점이 나왔다. 롯데는 애디튼 강판 후 불펜투수 2명이마운드에 올랐다. 경기도 졌고, 운영도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울산 3연전 원정을 떠나는 발걸음이 무거울 수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