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해야할 사연 많은 두 남자가 81번째 슈퍼매치를 명품 대결로 이끌었다. 주인공은 조나탄(27·수원 삼성)과 하대성(33·FC 서울) 이었다.
1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는 수원 삼성과 FC 서울의 K리그 클래식(1부리그) 14라운드 경기가 열렸다. 승자는 서울이었다. 서울은 윤일록과 하대성의 득점에 힘 입어 2-1 승리에 성공했다.
그러나 경기는 시종 팽팽했다. 이날 경기에 앞서 만난 양 팀 감독은 "슈퍼매치는 한 경기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며 승리를 향한 고삐를 쥐었다. 약 3주 동안의 A매치 휴식기를 통해 약점을 보완하고 나선 수원과 서울 선수단은 '독기'가 바짝 오른 모습이었다.
양 팀 선수단은 그 어느때보다 치열하게 뛰었다. 전반전에만 총 5장의 옐로우 카드가 나오는 등 연신 뜨거운 신경전이 벌어졌다. 선제득점과 동점을 만드는 득점 역시 마찬가지. 이날 서울은 전반 32분 상대 페널티 지역에서 이규로 올려준 크로스를 하대성이 헤딩으로 가볍게 방향만 바꿔 득점으로 연결시키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올 시즌 서울에 복귀한 후 부상을 털고 등장한 첫 경기에서 시원하게 터진 하대성의 마수걸이 골. 황선홍 FC 서울 감독이 "하대성이 윤활류가 되줄 것"이라던 예상이 들어맞는 순간이었다.
서울은 이번 시즌 다카하기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하대성을 영입했다. 하대성은 서울에서 두 번의 리그 우승(2010, 2012)과 한 번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준우승(2013)을 이뤄낸 후 2014년 중국 베이징 궈안으로 이적한 바 있다. 다시 '친정'에 돌아온 그는 부푼 마음을 안고 뛰었으나 시즌 초반 부상으로 리그 1경기 출전에 그치고 있었다. 슈퍼매치를 통해 복귀전을 치른 그는 완벽한 헤딩슛으로 녹슬지 않은 실력을 자랑했다. 아직 미드필더진에서 호흡은 완벽하지 않았지만, 경기를 오랜 공백에도 불구하고 녹슬지 않은 감각을 자랑했다.
수원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간판' 외국인 공격수 조나탄은 서울이 선제득점에 성공한 뒤 2분 만에 동점골을 넣었다. 그는 중원에서 서울의 수비수들을 따돌리는데 이어 골키퍼와 대결마저 승리하면서 오른발 동점골을 신고했다. 그는 팬들을 향해 손가락으로 키스를 보내며 기쁨을 표했다. 유난히 힘이 차고 넘쳤다. 조나탄은 후반 경기 시작 뒤에도 서울의 문전에서 오버헤드킥을 시도하며 상대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조나탄은 최근 수원과 2020년 6월까지 계약에 성공했다. 1년 간 임대신분을 벗어난 그는 물 만난 고기처럼 서울의 미드필드진을 무력화 하며 그라운드를 누볐다. 서정원 수원 삼성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완전 이적한 조나탄이 슈퍼매치에서 성공해줬으면 좋겠다"며 바람을 드러냈다. 그리고 그 예감은 적중했다. 양 팀은 이후에도 숨막히는 공방전을 벌이면서 '빅버드'를 채운 팬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명품 대결에도 승자와 패자는 있는 법. 추가골은 서울의 몫이었다. 오른쪽 측면에서 이규로가 올려준 크로스를 윤일록이 문전에서 오른발로 살짝 밀어넣으면서 2-1을 만들었다. 이규로는 이날 터진 두 개의 득점에 모두 어시스트를 기록, 물오른 감각을 자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