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9일 넷플릭스와 극장에서 동시 개봉하는 '옥자'가 19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 예매율 11.7%로 2위를 차지했다. 예매율 상위 5위권 내에 진입한 영화들은 모두 빅3 멀티플렉스에서 상영 예정이거나 상영 중인 영화다.
'옥자'만 예외다. '옥자'가 CGV·메가박스·롯데시네마 등 국내 빅3 멀티플렉스에서 상영하지 않고, 중소 극장 상영만으로 예매율 2위를 기록했다는 건 주목할 만한 성과다. 더욱 놀라운 건 '옥자'의 사전 예매율이 전국 6개 권역 7개 대표 극장에서만 집계된 결과라는 점. 이번 사전 예매는 서울 대한극장, 서울극장, 청주 SFX 시네마, 인천 애관극장, 대구 만경관, 전주 시네마타운,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진행됐다. 전국 상영관 2500여 개 가운데 90% 이상을 차지하는 빅3 멀티플렉스 상영까지 꽉 잡고 개봉했다면 '옥자'의 예매율과 흥행 속도는 엄청났을 것으로 보인다.
'옥자'는 개봉 전까지 상영관 확보에 심혈을 기울일 계획이다. 높은 예매율 덕에 '옥자' 상영 여부를 두고 고민하던 개인 극장사도 상영하는 쪽으로 분위기가 기울고 있다. '옥자'가 200여 개의 상영관 확보까지 가능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관측이다. 개봉까지 9일 남겨 둔 '옥자'는 전국 79개 중소 극장, 스크린 수 103개를 확보했다. '옥자'의 국내 배급을 맡은 'NEW'에서 개봉 전까지 계속 극장사들과 협의하며 극장과 스크린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NEW 측은 19일 일간스포츠에 "19일 기준 79개 극장, 103개 스크린을 확보했다"며 "점차 상영관을 확대할 예정이다. 최대한의 극장에서 관객들이 '옥자'를 많이 볼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옥자'가 빅3 멀티플렉스 보이콧에도 높은 예매율을 자랑하는 건 봉준호 감독이 가진 힘 덕분이다. 봉 감독이 '설국열차' 이후 4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라는 점, 넷플릭스가 600억원의 제작비를 투자하고도 봉준호에게 100% 편집권을 맡겼다는 점, 제70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는 점 등이 영화의 기대치를 높이며 사전 예매율을 높였다. 봉 감독은 최근 열린 '옥자' 기자회견에서 "큰 스크린에 걸면 좋겠다는 욕심을 냈고, 배급사 측도 이런 취지에 공감했다. 하지만 칸영화제 때도 그렇고 이번(국내 극장사 보이콧 논란)에도 그렇고 현실적인 제도나 룰, 규칙이 정해지기 전에 영화가 먼저 도착한 것 같다. '옥자'가 룰을 정비하는 데 신호탄이 되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멀티플렉스 극장은 아니지만 대한극장이나 서울극장, 만경관 등 우리가 잠시 잊고 지냈던 극장들에서 틀게 됐다. 지금 상황이 다 만족스럽다. 마음 같아선 상영관을 쭉 나열해서 불러 보고 싶다"며 웃었다. 이어 "이제 논란을 끝내고 영화를 즐겨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옥자'는 비밀을 간직한 채 태어난 거대한 동물 옥자와 강원도 산골에서 함께 자란 소녀 미자의 이야기를 담는다. 미자가 거대 글로벌 기업 미란도로부터 옥자를 지켜내는 따뜻한 이야기를 담는다. '옥자'는 외관상으로 하마, 코끼리, 매너티, 돼지를 섞어 완성한 CG다. 미자 역엔 배우 안서현이 열연했다. 틸다 스윈튼·폴 다노·제이크 질렌할·릴리 콜린스·스티븐 연·변희봉·윤제문 등이 함께 출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