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탄(염기훈+조나탄)' 콤비에 이어 '염주(염기훈+유주안)' 라인이 탄생했다. 새로운 득점 루트를 뚫은 수원 삼성이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수원은 2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대구 FC와 K리그 클래식(1부리그) 17라운드에서 3-0으로 완승을 거뒀다. 리그 6위에 그쳐있던 수원은 이날 승리로 4위(7승6무4패·승점 27점)로 도약하며 상위권 입성 발판을 마련했다. 더불어 '캡틴' 염기훈(34)이 K리그 원클럽 최다 도움 기록(70개)을 경신하면서 신태용(47) 전 U-20 대표팀 감독이 갖고있던 숫자(68개·성남)를 넘어서는 경사도 맞았다. 사실상 염기훈과 조나탄(27), 유주안(19)의 삼각 공조가 만들어낸 짜릿한 대승이었다. 선제 골 주인공인 조나탄은 전반 9분 염기훈이 오른쪽에서 올려준 정확한 왼발 크로스를 헤딩 슈팅으로 연결했다. 이어 후반 35분에는 염기훈이 수비수를 등진채 돌아서며 오른발로 추가골을 넣었다. 이어 경기 종료 직전에는 왼 발목 타박상으로 교체된 조나탄을 대신해 투입된 '신예' 유주안이 염기훈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지역 중앙 부근에서 침착한 오른발 슛을 터뜨렸다. 조나탄이 없을 때는 유주안이 염기훈과 짝을 이뤄 크로스를 받고 쐐기골을 넣은 것이다. 그동안 수원에서 '염탄' 콤비는 최고의 득점 루트로 통했다. 수원 팬들은 염기훈의 왼발 크로스와 조나탄의 정확한 슈팅이 합해져 상대 골망을 흔들 때 환호했다. 그러나 상대 수비수들이 '염탄' 콤비의 연결 고리를 효과적으로 차단할 경우 좀처럼 골을 넣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염기훈이나 조나탄 중 어느 한 명이라도 부진하거나 다쳤을 경우 득점력 부족에 허덕여야 했다. 수원이 지난 시즌 고전의 늪에 빠져든 이유 중 하나도 여기에 있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수원은 염기훈과 조나탄으로 연결되는 득점루트 외에 다른 득점원의 발굴이 필요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번 대구전에서 보여준 새로운 '염주' 라인은 수원의 답답했던 득점 루트의 외연을 넓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또 '신 앙팡테리블' 유주안 덕분에 '염탄'과 '염주'를 뛰어 넘어 얼마든지 변형이 가능해졌다. 수원은 지난 주말인 25일 강원 FC전에서 부상이 있던 염기훈 대신 유주안을 투입하는 승부를 걸었다. 극적으로 프로데뷔 무대를 치르게 된 유주안은 대선배 염기훈을 대신해 조나탄의 선제골에 도움을 올렸고, 전반 막판에는 추가골의 주인공이 됐다. '염주'는 물론 '주탄(유주안+조나탄)'의 조합까지 가능하다는 걸 보여준 예였다. 덕분에 수원은 염기훈이나 조나탄 중 어느 한 명이 없거나 부진할 때 쓸 수 있는 카드를 한 장 더 늘렸다.
서정원(47) 수원 감독은 대구전이 끝난 뒤 "측면에서 염기훈이 크로스를 올려서 조나탄이 선제 득점을 했다. 그 후에 유주안을 조나탄 대신해 교체했다"며 "지난 경기 골과 도움에 이어 이번에도 골을 넣었다. 공격에서 활력을 얻었다. 이제 우리 팀에 후반전에 득점이 나오지 않는다는 약점이 사라졌다. 잘 됐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수원은 리그 3위 제주(8승3무5패·승점27점)와 승점이 같은 4위다. 다음달 1일 울산 현대와 경기 결과에 따라 얼마든지 뒤집을 수 있는 위치다. '염탄'을 넘어 '염주'라는 새로운 득점 생산 루트를 발굴한 수원의 전망은 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