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 군단의 기세가 다시 살아났다. 대들보 이대호(35·롯데)의 재도약이 상승세의 원동력이다.
롯데는 6월 셋째 주 치른 6경기에서 모두 졌다. 승차 마진은 '-8'까지 늘었다. 하지만 넷째 주부터 반등했다. 6월 20일 최하위 kt를 제물로 연패를 끊어 낸 뒤 2차전도 잡아내며 위닝 시리즈에 성공했다. 열세가 전망되던 주말 두산전에서도 1패 뒤 2승을 챙겼다.
지난 주 중 LG전에서는 1·2차전 모두 연장 12회까지 접전을 치렀다. 1차전은 5시간 38분, 역대 다섯 번째로 긴 경기였다. 2차전도 5시간을 넘겼다. 총력전 속에 패전 없이 2경기를 마쳤다. 불펜진 전원을 소진하는 혈전 속에서도 좋은 기운을 가져왔다. 그리고 6월 30일 홈에서 14연패를 당했던 NC에 9-0 완승을 하며 불명예 기록을 끊었다. 기세를 이어 7월 1일 2차전에서도 9-5로 승리하며 NC전 두 번째 위닝 시리즈를 거뒀다. 3차전에서도 2-1로 승리하며 1099일 만에 NC전 시리즈 전승을 해냈다.
롯데는 6월 첫 18경기에서 팀 타율 0.264(9위)에 그쳤다. 공격력이 침체됐다. 하지만 이후 10경기에선 0.316으로 반등했다. 득점권에서도 0.355를 기록했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6월 24일 두산전에서 1-4로 뒤진 8회 공격에서만 안타 8개를 치며 7득점했다. 이후 팀 타선에 전반적으로 집중력이 생긴 것 같다"고 했다.
LG전 1차전에서는 5-5로 뒤진 10회초에 5실점하면서 패색이 짙었지만 이어진 공격에서 바로 5점을 추격했다. 2차전에서도 6회초 5점을 내주며 2-6으로 뒤졌다가 이어진 공격에서 4득점하며 동점을 만들었다. 대량 실점 뒤 무기력한 경기가 이어지던 종전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 연달아 상위팀의 발목을 잡으며 전반기 막바지 KBO 리그 순위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그 중심에 4번 타자 이대호가 있다. 그는 6월 첫 16경기에서 장타를 치지 못했다. 그러나 긴 침묵을 깨고 6월 20일 kt전에서 2루타를 쳤다. 이튿날 경기에서는 상대 에이스 라이언 피어밴드를 흔드는 스리런홈런을 치며 오랜만에 손맛을 봤다.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이대호는 그동안의 부담감에 대해 토로하면서도 "주장으로서 팀이 이길 수 있도록 현재 문제점을 한 가지씩 풀어 가겠다"고 했다.
자신의 말을 지켰다. 이대호는 6월 23일 두산전 1차전부터 7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했다. 장타력도 동반됐다. 28일 LG전부터 3경기 연속 홈런을 쳤다. 팀의 무패 행진을 이어 가는 '실속포'였다. LG전에선 8-9로 뒤진 연장 12회말 선두 타자로 나서 상대 투수 윤지웅을 상대로 좌월 동점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6월 30일 NC전에선 승부에 쐐기를 박는 스리런홈런, 7월 1일 NC전 2차전에선 2-3으로 뒤진 상황에서 전세를 바꾸는 역전 스리런홈런을 날렸다. 시즌 초반 타선 침체 속에서도 홀로 분투했던 '해결사' 면모를 되찾았다.
조 감독은 타선이 침체될 때마다 "우리팀은 이대호가 중심을 잡아 줘야 한다"고 했다. 일시적인 타격감 침체에 "부담은 있겠지만 실력은 의심하지 않아도 되는 선수다"라고 했다. 예상대로 이대호는 첫 번째 슬럼프를 극복했다. 롯데는 최근 맞붙은 4개 팀에 위닝 시리즈를 허락하지 않았다. 2일 경기까지 37승1무39패를 기록하며 5할 승률 복귀를 예고했다. 6위 LG도 0.5 게임차로 추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