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써클: 이어진 두 세계'(이하 '써클')는 시청률 그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한국드라마도 SF 장르를 담아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입증했다. 그리고 배우 김강우는 '써클: 이어진 두 세계'의 성공을 만든 장본인이다.
2017년과 2037년의 이야기를 그린 이 드라마에서 김강우는 2037년의 형사 김준혁을 연기했다. 적은 제작비로 만들어진 탓에 미래를 표현할 만한 CG나 연출이 최소화될 수밖에 없었던 상황. 허무맹랑하고 어려운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었던 것은 결국 배우의 힘이었다. 드라마 종영 후 만난 김강우는 "한국형 SF를 큰 돈 들이지 않고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 같다"며 뿌듯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핑크빛 멜로 대신 어두운 작품에 주로 출연한다. "전혀 그렇지 않다. 핑크색 좋아한다.(웃음) 노트북 케이스도 핑크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렇게 흘러가는 것 같다. 남자 배우들에게 멜로가 많이 없으니까. 오히려 난 멜로 좋나한다."
-코미디 연기도 잘 보지 못했다. "코미디도 재밌다. 사실 두려울 게 뭐가 있나. 물론 목적 없이 망가지는 건 안 된다. 사연이 있어야 한다. 망가진다는 표현 자체가 잘못됐다. 연기를 하는 거지 망가지는 게 아니다. 코미디는 그냥 정말 솔직하게 하는 거다."
-쉬지 않고 작품을 하는 이유가 있나. "돈 벌어야 한다.(웃음) 배우도 직업인이다. 돈을 벌어서 애들 유치원도 보내는 거다. 기자가 글을 쓰고 운동선수가 경기에 나가는 것과 같다. 좋은 감독님들이 영화를 많이 찍고 좋은 배우들이 연기를 많이 했으면 좋겠다."
-집에선 어떤 아빠, 어떤 남편인가. "평범하다. 평범한 아빠는 일정한 시간에 출퇴근 하는 거고, 난 며칠씩 못 볼 때는 있지만 놀아줄 땐 화끈하게 놀아줄 수 있는 시간을 갖고 있다는 차이 정도다. 아내와 난 연애도 오래 했고 동갑이라 친구 같다. 난 좀 예민하고 아내는 털털하다. 직업상 감정 기복이 있는데 '그런가보다'하는 스타일이다. 우린 싸우지 않는다. 어떤 날은 아무런 말이 없기도 하고 어떤 날은 기운도 넘치고 수다도 떨고 싶다. 그러면 아내는 '당신 친구 없어?'라고 장난을 친다.(웃음)"
-처제(한혜진)와는 친한가. "주변에 형부와 친한 처제나 처제와 친한 형부가 있던가?(웃음) 우리도 똑같다. 만나면 반갑게 만나서 밥 먹는 정도의 사이다. 같은 일을 한다고 해서 서로 조언을 해주거나 그러지는 않는다."
-씨제스를 떠나 킹엔터테인먼트에 새 둥지를 틀었다. "씨제스에 3년 가까이 있었다. 다들 정말 좋다. 백창주 대표님에게도 형이라고 부른다. 좋은 인연이다. 지난해에 연극 무대에 섰었다. 당시 많은 생각을 했다. 난 직업인이다. 큰 꿈을 안고 배우를 시작했지만 배우도 결국 직업인이다. 내 친구들도 평범한 직장인이지만, 직장인이 15년을 넘어 또 15년을 계획하긴 쉽지 않다. 어떤 계기가 있어야 한다. 배우에겐 그런 방법(소속사 이적)이 계기가 될 수 있다. 다른 파트너와 다시 한번 뛰어보는 거다. 굴지의 대기업에서 지방 소도시 중소기업으로 옮기는 셈이다. 대기업 뛰쳐나가면 후회한다는데. 하하하. 심기일전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