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연을 맺어 결국 결혼까지 골인하게 된 송중기와 송혜교 커플. 드라마를 촬영하면서 둘 간에 애정이 싹트게 된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다. 만약 남자 주인공 유시진 역에 송중기가 캐스팅되지 않았다면, 송송 커플이 과연 탄생할 수 있었을까. 드라마 제작진에 따르면 원래 유시진 역 물망에 올랐던 배우 리스트에 송중기는 없었다. 군복이 잘 어울리고, 터프하면서도 자상한 남성적 매력이 넘치는 유시진 역으로 현빈, 조인성, 김우빈, 이민호, 강동원 등 남자 톱스타들이 물망에 올랐다. 이들에 대한 섭외 작업이 이뤄졌지만 어느 누구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장기간의 해외 로케이션, 100% 사전제작, 부담스러운 군인 역할 등이 고사 이유로 거론됐다. 다들 이런 이유를 들며 거절했지만, 조인성은 달랐다. 조인성은 드라마 제작진에게 "유시진은 내가 보기에도 멋진 역할이지만, 나보다 더 잘어울리는 배우가 있다"며 후배 송중기를 적극 추천했다. 그러면서 "송중기가 곧 전역할 예정이기 때문에 군인 역할을 멋지게 수행하는데 더 안성맞춤"이라고 말했다. 당시 제작진에게 송중기는 전혀 고려대상이 아니었다. 이 때만 해도 송중기는 섭외 물망에 오른 톱배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급이 아니었기 때문. 하지만 제작진은 조인성의 적극 추천에 따라 가능성을 검토했고, 송중기에게 대본을 건넸다. 그러면서 조인성에 대해 역시 의리있는 배우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대본과 캐릭터에 매료된 송중기는 전역 후 첫 작품으로 '태양의 후예'를 선택했고, 드라마는 공전의 히트를 쳤다. 드라마 제작진은 송중기가 군복을 입었을 때 핏이 엄청나게 좋은 걸 보며, 드라마의 성공을 예감했다고 한다. 실제로 송중기는 송혜교와 찰떡 호흡으로 드라마를 이끌며, 자상한 상남자의 매력을 발산했다. 한류스타 반열에도 올랐다. 남자주인공 캐스팅 과정에서 조인성이 송중기를 적극 추천하지 않았다면, 과연 드라마의 성공을 장담할 수 있었을까, 그리고 송중기가 드라마를 자신의 인생작으로 만드는 것은 물론, 파트너 송혜교를 배필로 삼을 수 있었을까. 송중기는 작은 역할로 출연했던 영화 '쌍화점'(2008)에서 주인공을 맡았던 조인성과 인연을 맺었고, 이후 절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조인성은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 송혜교와 호흡을 맞췄고, 이후 친한 동료배우로 지내고 있다. 결과적으로 너무나 매력적인 유시진 역할을 조인성이 후배 송중기에게 '양보'했기에 송송 커플, 아니 송송 부부가 탄생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송중기는 자신에게 인생작품은 물론, 인생의 동반자까지 안겨준 선배 조인성에게 양복 한벌 사줘야 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