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알 아인을 떠나 서울 유니폼을 입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 지 2경기 만이다. 그는 지난 2일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18라운드 최강 전북 현대와 경기에서 서울 데뷔전을 치렀다. 그는 1도움을 올리는 등 빼어난 활약으로 서울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이명주 클래스가 살아 있다'는 찬사가 이어졌다.
그리고 9일 열린 19라운드 광주 FC전. 이명주는 전반 36분 광주 미드필더 여봉훈(23)에게 백태클을 당했다. 넘어진 이명주는 통증을 호소했고 결국 교체 아웃됐다. 다음 날 오전 병원에서 정밀 진단을 받았고 오른쪽 발목 인대 파열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큰 부상이다. 재활을 한다고 가정하면 회복까지 8주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수술을 하면 최대 3개월까지 그라운드에 복귀할 수 없다. 서울은 아직 이명주가 재활을 할지, 수술을 할지 결정하지 못했다.
황선홍(49) 서울 감독은 '격분'했다. 그는 10일 오후 구리 GS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FC 서울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상당히 당황스럽고 안타깝다. 상대 선수 의도가 어찌 됐든 동업자 정신에 위배되는 행위였다고 생각을 한다. 확실한 규명이 필요하다"며 "서울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페어플레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명주의 부상 이탈로 인해 서울 전력 약화가 불가피하다.
한국 축구대표팀에도 슬픈 소식이다.
이명주는 신태용(47)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는 유력한 후보로 꼽혔다. 2014년 9월 베네수엘라와 우루과이로 이어지는 2연전 당시 신 감독이 감독대행으로 지휘봉을 잡았고 이명주를 선발했다. 이명주는 2경기 모두 선발 출전하며 신 감독의 신뢰를 받았고, 베네수엘라전에서 1골을 넣으며 3-1 승리를 이끌었다. 그동안 대표팀만 오면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던 이명주와 전혀 다른 활약이었다. 이는 이명주가 신 감독과 궁합이 잘 맞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신 감독이 새로운 대표팀을 꾸리면서 발탁 가능성이 높았지만 이명주는 부상으로 대표팀 꿈을 당분간 포기할 수밖에 없다. 최소 2개월은 경기 출전이 불가능하다.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9차전 이란전(8월 31일)과 10차전 우즈베키스탄전(9월 5일)은 이명주에게 허락될 수 없는 경기다.
황 감독은 "이명주 부상은 서울뿐 아니라 더 나아가서는 대표팀에도 손실이 된다"며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이명주는 최근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월드컵을 향한 꿈'을 밝혔다.
그는 "2014 브라질월드컵에 가지 못했다. 은퇴할 때까지 월드컵을 향한 꿈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K리그에 왔으니 대표팀 코칭스태프에 내 강점을 더 많이 어필할 수 있다. 부상 없이 잘해 낸다면 기회가 한 번 오지 않을까"라고 털어놨다.
기우가 현실이 됐다. 이명주는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하지만 이명주의 월드컵이 끝난 것은 아니다. 대표팀이 월드컵 본선으로 가는 과정에 힘을 보탤 수 없어도 월드컵 본선을 밟을 수 있는 기회는 아직 남아 있다. 부상 회복 뒤 좋은 모습을 찾는다면 월드컵은 현실이 될 수 있다. 간절하면 이뤄진다고 했다. 우선 빠른 회복에 최대한 집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