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정문에서는 영화 '아버지의 전쟁' 스태프 및 배우 임금체불 소송 청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날 기자회견은 '아버지의 전쟁' 스태프 및 배우 임금체불 문제해결을 위한 연대모임(문화문제대응모임, 문화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영화인신문고, 예술인소셜유니온,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의 주최로 진행됐다.
현장에는 홍태화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사무국장, 민변 민생위원회의 김종휘 변호사, '소수의견' 손아람 작가,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안병호 위원장, 스태프 대표단인 이대훈 미술감독 등이 참석해 목소리를 높였다.
'아버지의 전쟁'은 1998년 판문점에서 발생한 고(故) 김훈 중위의 의문사 사건을 다룬 작품이다. 올해 초 촬영을 시작했지만 투자사와 제작사의 마찰로 2개월 만에 촬영이 중단됐다. 그리고 그 피해를 배우와 스태프들이 고스란히 받았다.
'아버지와 전쟁' 메가폰을 잡은 임성찬 감독은 최근 SNS에 "투자사의 일방적인 촬영 중단 통보로 촬영에 참여했던 스태프와 단역 배우들이 총 2억여 원에 달하는 임금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투자사와 제작사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연대모임 측이 강조하는 것은 단 하나. '임금체불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라'는 것이다. 제작사와 투자사의 싸움에 배우와 스태프들은 일방적으로 촬영중단 통보를 받았고, 밀린 임금도 받지 못한 상황이라는 주장이다.
영화 제작 중단에 대한 내부 속사정이 어떻든 배우와 스태프들이 일한 '값'은 지불해야 마땅하다는 것. 이 날 기자회견에서도 "임금체불 사건에 대한 실질적 책임은 제작사 무비엔진과 투자사 우성엔터테인먼트에 있다고 본다. 진심어린 사과와 책임있는 해결방안을 마련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손아람 작가는 "영화 흥행의 성공은 제작사와 투자사가 가져가면서 제작 중단의 피해는 고스란히 스태프들이 가져간다"고 꼬집었다.
안병호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흔히 말하는 좋은 영화라는 것은 노동으로 인해 구체화 되는 것이다. 좋은 영화를 만들려 했다는 의도를 말하지만 좋은 영화를 기획하기 위해서는 좋은 노동이어야 한다. 노동의 댓가는 반드시 지급돼야 한다"고 단언했다.
스태프 대표 이대훈 미술감독 역시 "스태프들은 해당 사태가 왜 벌어졌는지에 대한 상황에 대해 의심하고 궁금해 하고 있다. 단지 통보 하나만으로 일을 중단하게 됐고. 일을 다시 하기 위해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태까지 벌어진 것을 매우 개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대모임 측은 "제작사와 투자사는 조속히 협의해 동결된 영화 예산에서 스태프와 배우들의 임금을 지급하라. 한국영화 제작사들은 도급 계약이 아닌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고시한 표준계약서를 반드시 사용하라. 한국영화 투자사들은 제작사의 영화 예산운용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임금 예산을 별도로 직접 관리해 스태프와 배우들에게 최우선적으로 임금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