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는 올림픽 금메달이다."(백지선 감독) "이기는 데 집중하고 있다."(새라 머리 감독)
19일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 챔피언하우스에서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석한 백지선(50) 감독과 새라 머리(29) 감독이 이구동성으로 "필승"을 외쳤다. 한국 남녀 대표팀을 이끄는 두 감독의 목소리엔 자신감이 가득했다.
한국 아이스하키는 불모지에서 핀 꽃이다. 변방국가 신세를 벗어나지 못했던 아이스하키가 2018 평창겨울올림픽이라는 거대한 계기를 맞아 본격적으로 변화에 돌입한 건 2013년 정몽원(62)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이 취임해 '평창 프로젝트'를 시작했을 때부터다. 당시 주최국임에도 본선행이 불투명한 처지였던 한국은 백 감독을 영입하고 귀화 선수들을 보유하며 실력을 끌어올렸다. 노력의 결과로 2016~2017시즌 승승장구하며 '꿈의 무대'인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 월드챔피언십 승격을 이뤄 냈다. 여자 대표팀 역시 머리 감독을 영입, 경쟁력을 끌어올려 10년 만에 IIHF 랭킹 22위로 4계단 뛰어올랐다.
성적으로 결과를 보여 준 만큼 평창을 앞두고 아이스하키에 거는 기대도 크다. 특히 남자 대표팀이 집중적인 기대를 받고 있다. 백 감독 입장에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백 감독은 당당하게 "올림픽 목표는 금메달"이라고 선언했다. 백 감독은 "우리는 이제 톱 디비전(월드챔피언십)의 엘리트로서 싸워야 한다. 진다는 생각으로 들어간 경기는 없었다"며 "목표는 모든 게임을 이기는 것이고, 그건 곧 금메달을 의미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기는 게 목표인 건 여자 대표팀을 이끄는 머리 감독도 마찬가지다. 머리 감독은 "우리는 모든 경기에서 최선을 다해 이기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끝나고 나서 후회하지 않는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이스하키에 쏠리는 관심을 증명하듯 이날 행사엔 정 회장이 직접 나서 '평창 로드맵'과 올림픽 이후의 계획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선보였다. 정 회장은 "한국 아이스하키의 성장이 올림픽 한 번으로 끝나선 안 된다. 올림픽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고 미래에 대한 비전을 강조했다. 정 회장은 이를 위해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본선 자력 진출'이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또한 이를 위해 백 감독과 머리 감독의 재계약을 일찌감치 추진할 방침이다.
한편 정 회장은 최근 화두로 떠오른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문제에 대해 "나라의 가장 큰 현안이고 뜻인 만큼 따라야 한다"면서도 "협회가 선수를 보호하지 못한다면 존재 이유가 없다. 협회는 선수들이 피해를 받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며 우리의 의견이 관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