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일국(46)이 굉장한 도전을 했다. 소극장 무대에서 연극 '대학살의 신'을 하고 있다. 철인3종 경기, 유모차를 끌고 뛰는 10km 마라톤, 세쌍둥이 안고 성황봉송 등을 했던터라 웬만한 도전은 놀랍지도 않다. 연극 '나는 너다',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등 무대 공연의 경험도 있다. 그럼에도 이번 연극을 '도전'이라고 표현하는 이유가 있다. 노련한 배우들도 소극장 공연을 피하거나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수를 해도 더 티가 많이 나고, 작은 숨소리까지 다 들리는 관객과의 가까운 거리가 부담스럽다. 안 하던 실수도 더 많이 나오는 이유다. 게다가 같이 하는 멤버들은 남경주,최정원,이지하 등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 이런 까닭에 취중토크 날짜를 잡고 그의 연극을 보기 전까지 걱정이 많았다. 함께하는 배우들과 실력 차가 나서 인터뷰를 하기 민망하면 어떻게 하나에 대한 걱정이었다.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공연이 시작하고 얼마 안 돼 극에 몰입할 수 있었고 편안한 마음으로 웃으며 관람했다.
※취중토크①에서 이어집니다.
-공연하랴. 육아하랴. 더 바쁘겠어요. "아내가 주말에 하루는 꼭 일을 해야하거든요. 그렇지 않으면 많은 업무를 감당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토요일엔 제가 애들을 극장에 데리고 가요. 예술의전당에서 운영하는 키즈카페가 있거든요. 공연 티켓을 보여주면 공연하는 시간동안 키즈카페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어서 공연하는 동안 아이들은 키즈카페에서 놀아요."
-자상한 남편인 것 같아요. "인생의 첫 번째 가치관이 아내에게 좋은 남편이 되는 것이에요. 두 번째는 자식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가 되는 것, 세 번째는 내 일에 충실하며 사는 것이에요. 아내와는 존댓말을 써요. 서로 존대하다보니 싸울 일도 없는 것 같아요. 결혼하고 한 번도 안 싸웠어요. 전 사랑은 노력하면 커진다고 생각해요. 결혼 생활하면서 서로를 위해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2008년 결혼했어요. 한 번도 안 싸웠다는 게 믿어지지 않네요. "일단 서로 존대하고 제가 진짜 열받으면 말을 안하는 스타일이거든요. 애가 태어나기 전엔 아예 싸울 일이 없었죠. 감정 상할 일도 없었죠. 그런데 애들이 태어나고 나서 감정이 상하는 일은 있었어요. 아이들이 태어나고 아내가 회사로 복귀한 뒤 전 하루종일 애만 봤거든요. 쉴 새 없이 젖병 닦고, 매일 세탁기 두 대를 풀로 돌리고 정말 열심히 했어요. 그런데도 아내가 짜증을 낼 때가 있었어요. 그래서 '난 일도 안 하고 돕고 있는데 왜 짜증을 내는거예요'라고 했죠. 근데 제가 아빠인데 육아를 '돕는다'는 표현 자체가 잘못된 거였죠. 육아는 내 몫이라는 인식으로 바뀌면서 싸울 일이 없어졌어요."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하면서 배우 보단 예능에서 생긴 아빠 이미지가 짙어졌어요. 부담스럽진 않나요. "아니라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하지만 한 편으로는 '슈퍼맨이 돌아왔다' 덕을 많이 봤어요. 시간이 지나면 잊혀질거라고 생각해요. 대중들의 관심이 계속 될 것 같은데 인기와 관심이라는 게 있다가도 금방 없어지고 그렇더라고요. 겪어봐서 알아요."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하차했는데 여전히 대한,민국,만세 세쌍둥이 팬들이 많죠. "저 보다 팬이 많아요. 하하. 제가 원래 SNS를 안 했는데 아이들 근황 사진을 올리는 용도로만 SNS를 하고 있어요. 팬 분들이 아이들이 어떻게 크고 있는지 궁금해해서 가끔씬 '이렇게 자라고 있습니다'를 보여드리려고 하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