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급 3등을 해도 전교 5등 안에 든다. 현재 메이저리그 양 대 리그의 순위 경쟁 구도가 그렇다.
메이저리그는 총 5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 단판 승부인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패하는 팀도 '포스트시즌을 치렀다'고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왈가왈부가 많다. 하지만 그 1경기를 향한 관심도를 감안하면 '가을 축제'의 열기를 주도하는 한 축으로 인정할만하다.
올스타 브레이크가 끝나면서 순위 경쟁도 본격화됐다. 트레이드 마감 시한을 앞두고 활발히 선수 이동이 이뤄지고 있다. 즉시 전력 보강으로 순위 경쟁을 대비하려는 팀과 리빌딩을 노리는 팀 사이의 이해 관계가 맞으면 예상하지 못한 '빅딜'이 이뤄지기도 한다.
올해도 특정 지구에 '절대 강자'가 있다. 젊은 선수들이 팀 주축으로 자리 잡은 아메리칸리그 서부 지구 휴스턴은 20일(한국시간) 현재 63승 32패를 기록했다. 2위 시애틀과의 게임차는 15.5경기다. 내셔널리그 동부 지구 워싱턴도 2위 애틀란타에 11.5 게임 차로 앞서 있다. 최근 11연승을 거둔 다저스도 독주다.
지구 선두 경쟁은 양 리그 모두 중부 지구가 치열하다.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챔피언 클리블랜드는 올 시즌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지난 정규 시즌 이탈 전력은 외야수 마이클 브랜틀리 정도였다. 올해는 주축 선수들의 크고 작은 부상이 잦다. 프란시스코 린도어, 제이슨 킵니스 등 공격을 주도하던 선수들의 타율이 2할 5푼에 못 미친다. 20일 현재 48승 45패다.
덕분에 미네소타(48승 46패), 캔자스시티(46승 47패)는 지구 선두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상황은 내셔널리그도 마찬가지다. 전반기 선전을 이어간 1위 밀워키가 최근 피츠버그 4연전에서 전패했다. 그 사이 시카고 컵스는 6연승을 거뒀다. 밀워키는 52승 46패, 컵스는 49승 45패다. 디펜딩 챔피언 컵스는 자존심은 다소 구겨졌지만 지구 선두 탈환을 노린다.
중부 지구 팀들이 '하향 평준화'라면 내셔널리그 서부는 정반대다. 지구 1-3위 모두 승패차이 '+10' 이상이다. 선두 다저스에 이어 2위인 애리조나는 55승 40패, 승률에서 뒤진 3위 콜로라도는 56승 41패다. 내셔널리그 2, 3위 팀이 와일드카드 1-2위에 올라 있다. 3위 컵스와의 게임차(5.5)도 많다. 리그 승률 전체 1위는 다저스, 3-4위는 애리조나와 콜로라도다.
시즌 초반부터 돌풍을 일으킨 콜로라도가 주춤한 사이 애리조나는 꾸준히 승수를 쌓았다. 다저스는 폭발력까지 갖췄다. 현재 페이스대로면 포스트시즌 진출 5팀 중 세 팀이 서부지구 될 가능성이 있다.
승률 차이는 있지만 아메리칸리그도 동부 지구 팀들이 순위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1위 보스턴이 54승 43패를 기록하며 리그 승률 2위에 올라 있다. 그리고 동부 지구 2, 3위 팀 탬파베이와 뉴욕 양키스가 와일드카드 순위에서 1-2위를 달리고 있다. 미네소타가 양키스에 반게임 차로 뒤진 3위에 올라 있다.
아메리칸리그 팀들의 승률이 전반적으로 저조하다. 순위 경쟁 구도도 예측이 어렵다. 하지만 현재 순위대로 시즌이 끝나면 동부 지구에서도 3팀이 가을야구에 참전한다. 물론 예단은 이르다.
아메리칸리그 동부 지구는 지난해도 세 팀(보스턴, 토론토, 볼티모어)이 나섰다. 내셔널리그는 2015년 중부 지구 세 팀(세인트루이스, 피츠버그, 시카고 컵스)가 나섰다. 와이드카드 결정전이 생긴 2012년 이후 양 리그 모두 한 지구에서 3팀이 진출한 시즌은 아직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