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AP 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1일(한국시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소식통을 인용해 2024년과 2028년 여름올림픽 개최지가 각각 프랑스 파리와 미국 로스앤젤레스(LA)로 결정됐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2024년 올림픽 유치를 놓고 LA와 경쟁해 온 파리는 LA가 IOC와 2028년 올림픽을 개최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자동으로 2024년 유치 도시로 결정됐다.
파리는 이로써 1900년, 1924년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올림픽을 유치하는 도시가 됐다. LA도 1932년, 1984년에 이어 세 번째로 올림픽을 개최한다. 지금껏 올림픽을 세 번 개최한 도시는 영국 런던(1908년·1948년·2012년)뿐이다.
파리는 1992년·2008년·2012년 올림픽 유치에 나섰다가 번번이 실패했다. 그렇지만 올림픽 개최 100년을 맞이하는 2024년 올림픽 유치에 성공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앞서 두 도시는 2024년 개최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지난 7월 IOC가 두 도시에 2024년과 2028년 올림픽 개최권을 주기로 방침을 정하면서 결국 어떤 도시가 먼저 올림픽을 개최할지에 관심이 쏠렸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직접 유치전을 벌인 파리는 2024년 개최를 고집하면서 2028년을 대안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LA는 2028년 올림픽도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유연한 입장을 보여 왔다. 가세티 LA 시장은 지난주 "협상 과정에서 2028년 유치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어리석은 결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LA올림픽 유치위원회(유치위)가 먼저 2024년 대신 2028년 올림픽을 개최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이에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LA올림픽·패럴림픽 유치위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2028년 올림픽 개최 도시 계약을 투명하고 시의적절한 방식으로 발표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IOC는 이번 유치 도시 계약에 따라 LA올림픽 유치위에 18억 달러(약 2조205억원)를 재정 지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애초 2024년에서 2028년으로 올림픽 유치가 4년 지연돼 인프라 개발 계획 등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에 따른 피해 보조금 성격으로 IOC는 유스 스포츠 프로그램 확충의 명목도 보조금 지원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AP 통신은 "LA올림픽 유치위의 새로운 마케팅 협약과 곧 경신될 후원사들의 계약에 따라 IOC 보조금이 20억 달러(약 2조2450억원)를 넘을 수도 있다"고 소개했다.
LA와 '교통정리'가 끝났지만 파리올림픽 유치위는 2024년 올림픽 개최에 말을 아꼈다.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은 "LA 유치위의 결정을 환영한다"면서도 "아직 삼자 합의가 나오지 않았고 올림픽 유치를 결정짓기 위한 몇 가지 최종 절차가 남았다"고 밝혔다.
LA 시의회와 미국올림픽위원회가 LA올림픽 유치위와 IOC의 합의를 8월 중 승인하면 IOC·LA· 파리는 삼자 합의 형태로 '2024년 올림픽 개최 도시 파리, 2028년 LA'로 공식화할 예정이다. 이후 IOC는 오는 9월 13일 페루 리마에서 총회를 열어 파리의 2024년 올림픽 개최를 최종적으로 선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