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3일까지 시즌 블론 세이브 18개를 기록했다. 이 부문 최하위 NC(6개)보다 무려 12개가 더 많다. KBO가 블론 세이브를 공식 집계한 2006년 이후 팀 최다 기록이다. 현재 페이스가 유지된다면 약 25개로 시즌을 마치게 된다. 이 부문 역대 최다 기록인 2010년 KIA의 26개에 근접하다.
불펜이 붕괴 직전이다. 개막전 주전 마무리투수 서진용은 블론 세이브 6개를 기록하고 보직을 내려놨다. 지난달 24일 시즌 두 번째 2군행을 통보받아 현재 1군 엔트리에 없다. 배턴을 이어받은 박희수도 블론 세이브 3개로 무너졌다. 통산 52홀드 77세이브를 기록 중인 베테랑 구원투수지만 부진 탈출이 힘겹다. 피안타율(0.301)과 이닝당출루허용률(WHIP·1.77) 모두 낙제 수준. 고심을 거듭한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마무리투수 보직 확정 없이 불펜을 운영하고 있다. 이른바 '토털 베이스볼'이다. 컨디션과 등판 상황에 맞춰 불펜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녹록하지 않다.
부진은 전염병처럼 퍼지고 있다. SK는 7회까지 앞선 경기 승률이 0.837로 리그 최하위다. 7회까지 앞섰던 49경기에서 8패를 당했다. 중간계투진이 모두 흔들린다. 베테랑 채병용과 전유수는 모두 6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안정감이 떨어진다. 1~2점 차 리드 상황에서 등판하는 문광은은 시즌 평균자책점이 7.52다. 데뷔 2년 차인 김주한은 9홀드 4세이브를 수확했지만 컨디션에 따라 피칭이 롤러코스터를 탄다. 블론 세이브도 벌써 3개다.
'최후의 보루'라고 할 수 있는 박정배의 어깨가 무거운 상황. 하지만 2일 고척 넥센전에서 승계주자 득점을 막아 주지 못하고 결국 흔들렸다. 선발투수가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하더라도 7회부터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계속된다. 안정적인 경기를 기대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외부 수혈도 하지 못했다. SK는 올 시즌 트레이드 마감일(7월 31일)을 앞두고 불펜을 보강하기 위해 움직였다. 하지만 카드가 맞지 않았다. 1군에서 뛰고 있는 A급 야수를 원하는 상대팀의 요구 조건을 들어줄 수 없었다. 결국 보유 자원으로 2017시즌을 치르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