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IS] '10위' 윤종신·'8위' 황치열, 아이돌 홍수 속 선전…비결은 '코인 노래방'
등록2017.08.14 10:00
무더위가 극심한 여름엔 음원 차트에서 발라드를 찾아보기 힘들다. 게다가 아이돌이 차트를 점령한 시점엔 발라드가 눈에 띄기 쉽지 않다. 하지만 황치열과 윤종신은 선전하고 있다. '노래방 18번'으로 꼽히는 황치열의 '매일 듣는 노래'와 윤종신의 '좋니'가 음원 차트에서 선전하고 있다.
황치열과 윤종신은 13일 오후 기준으로 음원 사이트 멜론에서 각각 8위와 11위에 올랐다. 황치열은 지난 6월 첫 미니 앨범 '비 오디너리'의 타이틀곡 '매일 듣는 노래'를 발표했다. 황치열은 50위권으로 차트에 첫 진입해 차근차근 차트 성적이 올랐다. 지난 4일엔 4위까지 치솟았다. 레드벨벳·위너 등 음원 강자들 속에서 뚜렷한 강세다.
윤종신도 지난 6월 미스틱 음악 플랫폼 '리슨'을 통해 '좋니'를 발표했다. 발표 당시 100위권에 겨우 진입했지만, 두 달이 지난 시점에서 '좋니'는 10위권까지 넘보고 있다.
두 발라더의 선전은 '좋은 노래'와 '입소문'만으로 이뤄진 게 아니다. '부르고 싶은 욕구'도 한몫했다. 노래방에 가면 어렵지만 도전하고 싶은 노래들이 있다. 대부분 가창력을 요하는 곡이다. 높은 음역대다. 최근엔 '매일 듣는 노래'와 '좋니'가 '부르고 싶은 발라드'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두 곡은 노래방 차트에서 1위와 4위를 기록했다. 노래방 차트와 음원 차트가 비례하는 양상을 띠는 셈이다.
13일 오후 기준으로 금영노래방 주간 차트(7월 30일~8월 5일 집계)를 보면 1위에 황치열의 '매일 듣는 노래', 4위에 윤종신의 '좋니'가 위치해 있다. '매일 듣는 노래'는 가온차트 2017년 29주, 30주 차(7월 16~29일)에서 2주 연속 노래방 차트 1위에 등극했다.
이는 '코인 노래방'의 유행과도 관련이 있다. 20대 사이에서 유행으로 번지고 있는 '코인 노래방'은 1시간 단위로 부르던 노래방을 점차 밀어내고 있다. 금영노래방 측 한 관계자는 일간스포츠에 "노래방은 보통 20대 남성들이 많이 찾는다. 남성들이 노래방에서 발라드를 많이 부르는 편"이라며 "어렵지만 도전하고 싶은 곡을 부르는 경향이 많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윤종신 측 한 관계자는 "'좋니'가 왜 이렇게 인기 있나 분석했더니 노래방 차트와 연관이 있다는 걸 알아냈다. 20대 남성들 사이에서 마치 '교가'처럼 불린다"며 "노래방 순위가 오를수록 차트 성적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최근 나오는 곡들은 아이돌 노래가 많아 노래방에서 부르기가 힘들다. 노래방에서 부를 곡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며 "지난해 임창정 노래가 사랑받은 것도 이 때문이다. 당시 '노래방에서 부르면 죽는 노래'로 꼽히기도 했다. 도전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곡이라는 이야기다. '코인 노래방'은 혼자 노래를 연습하는 유일한 공간이다. 연습하고 도전하고 싶은 욕구를 발라더들이 장악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윤종신 역시 '좋니'의 역주행 소식을 접한 뒤 자신의 SNS에 '음원이 나온 지 한 달 반 만에 여러분의 입소문으로 이런 일을 만들어 주시네요 #LISTEN #좋니 #순제 #780만원 #역주행이정상'이라며 자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