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혹성탈출: 종의 전쟁(맷 리브스 감독)'이 15일 개봉, 현 스크린을 점령한 한국 영화들의 흥행에 제동을 걸 전망이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혹성탈출: 종의 전쟁'은 개봉을 하루 앞둔 14일 오후 1000만 흥행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택시운전사(장훈 감독)'를 제치고 실시간 예매율 1위에 올랐다.
물론 '혹성탈출: 종의 전쟁'이 개봉해도 '택시운전사'의 1000만 돌파는 이미 따놓은 당상. '청년경찰(김주환 감독)' 역시 이미 손익분기점을 넘으면서 흥행 맛은 톡톡히 봤다. 하지만 오랜만에 박스오피스 1·2위를 장악한 한국 영화를 밀어내고 '혹성탈출: 종의 전쟁'이 그 자리를 꿰찰지 관심이 집중된다.
'혹성탈출: 종의 전쟁'은 인간과 공존할 수 있다고 믿었지만 가족과 동료들을 무참히 잃게 된 유인원의 리더 시저와 인류의 존속을 위해 인간성마저 버려야 한다는 인간 대령의 대립, 그리고 퇴화하는 인간과 진화한 유인원 사이에서 벌어진 종의 운명을 결정할 전쟁의 최후를 그린 작품이다.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에서 힘있는 연출력으로 호평을 얻은 맷 리브스 감독이 다시 한 번 메가폰을 잡았고, '혹성탈출' '반지의 제왕' '호빗' 시리즈 등 모션캡처 연기의 1인자 앤디 서키스가 유인원을 이끄는 카리스마 있는 리더 시저로 분해 또 한 번 열연을 펼쳤다.
'혹성탈출: 종의 전쟁'은 일찌감치 국내외 평단의 호평을 한 몸에 받아 기대감을 높였다. 로튼토마토 신선도는 96%를 자랑한다. 세대불문 전 연령층에 통할만한 이야기라는 점, 시리즈 마지막 편 답게 한 장면 한 장면 공을 들였다는 점 등이 흥행 포인트로 꼽힌다.
먼저 비주얼의 승리, 끝판왕을 자랑한다. 설원을 배경으로 한 대규모 전투와 눈사태는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장면의 완성형이다. 해당 장면들은 실제 폭설이 내리는 캐나다에서 촬영이 진행 돼 더욱 사실감 넘치는 모습으로 그려져 한 여름 무더위를 날려줄 짜릿한 쾌감을 선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개성 넘치는 새로운 캐릭터들도 등장한다. 물원에서 탈출해 격변의 시대를 홀로 헤쳐온 똑똑한 침팬지 배드 에이프는 특유의 유쾌하고 잔망스러운 성격으로 시저 무리와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며 씬 스틸러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한다.
1968 오리지널 '혹성탈출'에 대한 흔적도 찾아 볼 수 있다. 새롭게 등장하는 신비스러운 소녀 노바는 오리지널 '혹성탈출'에서 유인원 무리와 함께 살아가는 여인 노바와 같은 이름으로 등장해 원작과의 연결고리를 보여준다. 노바는 때묻지 않은 순수함으로 유인원들과 교감을 나눈다.
깊이 있는 메시지는 신의 한 수. '혹성탈출: 종의 전쟁'은 관객들에게 진정한 휴머니즘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진다. 인간과 공존할 수 있다고 믿었던 시저가 인간군에게 가족을 잃으며 딜레마를 겪는 모습, 인류의 멸종 앞에서 생존을 위해 인간성을 버려야 한다는 대령과의 강렬한 대립은 '혹성탈출: 종의 전쟁' 전하고자 하는 주제의식이기도 하다.
3부작 시리즈를 완성짓는 완결편으로 더욱 의미가 깊은 '혹성탈출: 종의 전쟁'이 작품성과 흥행성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