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브이아이피(박훈정 감독)'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날 행사에는 박훈정 감독과 주연배우 장동건 김명민 박희순 이종석이 참석해 영화를 처음으로 공개한 소감과 함께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브이아이피'는 국정원과 CIA의 기획으로 북에서 온 VIP가 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상황에서 이를 은폐하려는 자, 반드시 잡으려는 자, 복수하려는 자,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네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범죄 영화다.
농도짙은 느와르 분위기는 웬만한 공포영화보다 잔혹하다. 장면 장면마다 피냄새가 진동하고 대사 끝마다 욕설에 담배와 음주는 옵션이다. 살인장면 역시 꽤 적나라해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관람하기를 당부한다.
이번 영화에서 장동건은 국정원 요원, 김명민 박희순은 각각 남북의 경찰, 그리고 이종석은 북한의 고위공직자 아들로 타이틀롤 VIP이자 연쇄살인마 역할을 맡아 극악무도한 악역 연기를 펼쳤다.
김명민은 관객들이 배우들을 통해 느낄만한 점을 하나하나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김명밍는 "우리 영화는 브로맨스 없다. 만나기만 하면 눈에 쌍심지를 켠다. 하지만 현장이 재미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장동건 씨와는 연기하기가 너무 편했다. 잘 받아주고 상대를 편안하게 해주는 배우다. 평소 동경했던 배우였고 그런 배우와 한 자리에서 만나 연기하니 좋더라. 물론 투샷으로 잡히니까 애매하기는 했는데 이 잘생김에 인격까지 훌륭한 장동건 배우와 함께 해 좋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희순에 대해서는 "박희순 형과는 마주치는 신이 몇몇 없었는데 그 때 그 숨막히는 느낌은 상대 배우 아니면 못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여러 분들도 그것을 느껴주셨으면 좋겠다. 시나리오상에서는 멋지지 않았다. 희순이 형이 맡아 더 멋지게 표현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이종석에 대해서는 "하다 보니가 칭찬만 늘어놓는데 칭찬 말고는 할 것이 없다. 종석이는 우리 중에 가장 신인이고 막내다. 살인마 역을 맡기가 힘든데 자처해서 하겠다고 들어왔고 연기를 소름끼치게 잘했다. 종석이로 하여금 열받고 흥분됐던 적이 많다. 나는 앞에서 길길이 날뛰는데 종석이는 눈빛과 표정 하나로 사람을 농락하더라. 연기하기 정말 편했고 흥분을 잘 시켜줘서 고마웠다. '넌 최고의 살인마야'"라고 덕담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이에 이종석은 "이번 영화를 통해 감독님과 선배님들께 너무 감사드린다. 매 순간, 촬영할 때마다 공부였고 배움이었다"며 "그간 감독님 영화를 보면 남자 영화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 그리고 내가 가진 이미지로 남자 영화, 느와르를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감독님 덕분에 좋은 영화가 나온 것 같다"고 진심을 표했다.
악역 연기에 대해서는 "사실 다 찍어 놓고도 두려웠다. 완전히 새로운 도전이고 시도였다. 그래서 겁이 났는데 지금은 시원하다"고 털어놨다.
이와 함께 장동건은 '브이아이피'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이 영화는 애초 명확하게 정해진 것들이 있었기 때문에 배우들이 뭔가를 더하려고 하면 보기 힘들어질 수 있었다. 덧셈 보다는 뺄셈이 더 중요했던 것 같다. 영화의 성격을 이해하면서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고 회상했다.
현장에 대한 불만이 전혀 없었다고 강조한 김명민은 "솔직히 스트레스는 없었다. 크게는 없었고 한 두번? 역시 감독님 때문이었다. 자연스럽게 연기하라고 해서 그렇게 하면 '연기 왜 대충하냐'고 하더라"고 폭로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끄는 일당백 미(美)친 입담을 뽐냈다. 피냄새 진동하는 잔혹 스릴러 '브이아이피'는 8월 24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