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업계가 한국 투자를 늘리고 있다. 지난해 역성장한 데 이어 올해도 성장세가 더디자, 이를 타개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0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1∼7월) 수입차 판매는 모두 13만5780대로 전년 동기(13만2479)보다 2.5% 상승하는 데 그쳤다.
역성장한 작년에 비해 성장세로 돌아서긴 했지만, 매년 두 자릿수의 고성장을 해 왔던 과거에 비하면 초라한 수치다. 특히 올해도 2월과 3월, 5월에는 전년보다 역성장하기도 했다.
이에 업계는 과거 딜러사와 판매점 확대에 집중했던 '양적 성장' 대신 고객 신뢰 확보를 위한 사후 관리 서비스 등 '질적 성장'에 집중 투자를 시작하고 있다. 먼저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지난 1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국내 시장에 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1997년 볼보차코리아 설립 이후 최대 규모의 국내 투자액이다.
볼보는 이를 바탕으로 올 하반기 서울 동대문과 울산광역시에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열고 연말까지 작년보다 38% 증가한 총 22개의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볼보는 또 현재 평택에 위치한 트레이닝센터를 3배 정도 큰 곳으로 옮기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업계 1, 2위를 다투는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도 한국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BMW코리아는 지난 6월 1300억원을 들여 경기도 안성에 부품물류센터(RDC)를 구축했다. 또 연내 준공 예정인 복합문화시설 '송도 BMW 콤플렉스'에는 약 450억원, 전 세계에서 5번째로 한국에 세워지는 연구개발(R&D) 센터에는 오는 2020년까지 약 2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현 수입차 업계 1위인 벤츠코리아 역시 위상에 걸맞게 한국 투자를 늘리는 중이다. 2014년 7월 경기도 안성시에 총 520억원을 들여 부품 물류센터를 지은 데 이어 올 하반기에 대규모 투자 계획을 세운 상태다.
당장 현재 45개인 전시장과 51개인 서비스센터를 올 하반기 각각 50개와 55개로 확대한다. 또 전국 서비스센터 총 820개 정비대도 연말까지 1000개로 늘려 서비스 예약 대기 기간을 평균 5.1일에서 2일 정도로 단축시킬 계획이다.
여기에 인증 중고차 전시장도 20개까지 늘려 사후관리까지 후방 지원한다. 인프라 구축에 투입되는 예산만 약 2000억원이다.
이에 1000명 안팎의 고용 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배출가스 조작에 따른 리콜과 인증 문제로 차량을 팔지 못하고 있는 폭스바겐코리아도 지금이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적기라고 보고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총 4곳의 서비스센터를 신규 오픈하고, 1곳은 확장 이전하면서 판매 정상화에 앞서 서비스 네트워크 재정비에 주력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