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격수 오지환은 발목 상태가 좋지 않고, 타격감이 떨어진 양석환은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해 컨디션을 조절할 시간을 줬다. 백업 내야수 강승호와 최재원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마침 두 선수는 주중 NC전을 통해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최재원은 두 경기 모두 돋보였다. 9-3으로 대승을 거둔 2차전에선 승부의 분수령에서 빅이닝의 시작과 끝을 장식했다. 2-2로 맞선 5회말 1사에서 상대 선발 제프 맨쉽을 흔드는 우전 안타를 때려냈다. LG는 이후 안타 5개와 볼넷 2개로 5득점을 올렸다.
최재원은 다시 한 번 돌아온 타석에서 쐐기타를 날렸다. 최금강을 상대로 우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때려냈다. 주자 2명이 홈을 밟았다. LG도 9-2로 앞서갔다. 이미 한쪽으로 기운 전세는 바뀌지 않았다. LG는 구원진이 1실점으로 이후 NC의 공격을 막아내며 9-3으로 승리했다.
최재원은 전날 경기에서 주인공이 될 기회를 놓쳤다. 2-2 동점이던 7회말 우중간 적시타를 치며 팀에 리드를 안겼다. 그대로 경기가 끝났다면 결승타는 그의 몫이었다. 하지만 9회 동점, 10회 역전을 허용한 뒤 패했다. 수훈 선수가 될 기회를 놓쳤지만 하루 만에 아쉬움을 털어냈다.
강승호도 반등했다. 23일 2차전에서 데뷔 처음으로 한 경기 4안타를 기록했다.
첫 타석에서 깔끔한 안타를 친 강승호는 0-2로 뒤진 4회말 두 번째 타석에선 해결사로 나섰다. 2사 3루에서 상대 선발 제프 맨쉽을 상대로 좌익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쳤다. 앞선 상황에서 채은성이 병살타로 물러나며 무사 1, 2루 기회가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강승호가 불씨를 살렸다. LG는 후속 타자 유강남까지 중전 안타를 치며 2-2 동점을 만들었다.
5회 빅이닝을 만들 때도 보탬이 됐다. 4-2로 앞선 1·3루에서 바뀐 투수 원종현으로부터 중전 안타를 뽑아냈다. 3루 주자 이형종이 홈을 밟았다. 강승호는 이후 유강남의 안타와 손주인, 박용택의 연속 볼넷으로 밀어내기 득점을 오렸다.
8회 다섯 번째 타석에서도 내야 안타를 기록했다. 데뷔 처음으로 한 경기 4안타를 쳤다. 종전엔 지난 7월 1일 잠실 KIA전에서 기록한 3안타가 최다 기록이었다. 강승호는 오지환이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뒤 출전 기회를 많이 얻었다. 하지만 8월 나선 12경기에서 기록한 타율은 2할 대 초반에 불과했다. 최근 두 경기에선 출전하지 못했다. 모처럼 잡은 기회에서 아쉬움을 털어냈다.
LG는 5강 경쟁팀 롯데와의 2연전을 앞두고 있다. 9월 첫 1주일은 경쟁팀과 상위팀과의 대결이 이어진다. 양석환의 복귀는 최소 열흘이 걸린다. 2군에서 실전 복귀를 준비하고 있는 오지환의 연착륙도 장담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최재원과 강승호의 반등이 반갑다. 선수 개인에게는 존재감을 드러낼 기회다. 이들도 '세대 교체' 주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