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의 장벽까지 허물었다. 어떤 이유와 의도에서건 스타PD들을 등장시킨 '무한도전'이다.
26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에서는 ‘무도의 밤’ 특집으로 멤버들이 자신만의 코너를 만드는 고군분투기가 펼쳐졌다.
정준하는 ‘프로듀스 101’을 참고해 자신을 슈퍼스타로 만들어줄 PD를 찾겠다고 선언했다. 정준하만을 위해 프로그램을 만들 PD를 뽑기 위한 서바이벌 ‘프로듀서 101’이었다. 인기 예능프로그램을 만드는 PD들이 총출동했다. 물론 정준하는 지원자가 몰릴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PD들을 만나고 다니며 지원을 구걸해야 했다.
MBC ‘세모방’ 최민근 PD는 “형님과 프로그램 같이 한 이후로 슬럼프에 빠졌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두 사람은 ‘사십춘기’를 함께 했다. 최 PD는 “‘진짜사나이’로 입지를 다지다가 ‘사십춘기’로 정점(?)을 찍었다”라고 인기를 끌지 못하고 조기에 접은 ‘사십춘기’를 떠올리며 씁쓸해 했다.
전 ‘무한도전’ CP였던 김구산 PD도 출연했다. 김 PD는 “너랑 같이 한 것 다 망했어”라고 정준하와 함께 프로그램을 하는 것에 대해 난색을 표했다. 현재 파일럿 예능프로그램을 기획하는 CP인 박현석 PD와 ‘능력자들’을 연출한 박창훈 PD 역시 정준하와 한 배를 타는 것을 꺼려했다.
예능계 미다스의 손인 tvN 나영석 PD도 정준하가 “나와 함께 할 생각 있느냐?”라는 질문에 “어...”라고 망설였다. 이어 그는 조심스럽게 “죄송하다”라고 거절해 웃음을 안겼다. EBS ‘노희지의 꼬마 요리’와 SBS ‘힐링캠프’ 등을 이끈 최영인, ‘동상이몽’ 서혜진 PD도 정준하와 함께 하지 않겠다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예능 PD들답게 고민하지 않고 빠른 거절로 정준하를 궁지에 몰아넣어 재미를 선사했다.
다만 ‘쇼미더머니’, ‘프로듀스 101’ 등을 연출했던 YG엔터테인먼트 소속 한동철 PD는 달랐다. 한 PD는 나영석 PD가 온다는 정준하의 거짓말에 “나영석 PD도 오는 거죠?”라고 재차 확인하며 출연 의사를 드러냈다. 그는 다른 PD와 달리 프로그램 출연 의지를 강력히 표현하며 앞으로 만들어갈 돌발 웃음이 기대가 됐다.
방송사의 장벽을 허문 인기 예능 PD들의 출연은 예능감 충만한 PD들과 친분이 있는 정준하의 호흡이 재미를 선사했다. 박명수와 함께 기획해 ‘토토가’ 대박을 이끌었던 정준하는 이번에도 기발하고 재밌는 아이디어로 호평을 받고 있다.
‘무도의 밤’은 멤버들의 개성 강한 성향과 재기발랄한 기획이 돋보였다. 추억의 가수들을 소환했던 ‘토토가’, 예능인 양성소 역할을 한 ‘바보전쟁’, ‘무한도전’의 역사를 담은 ‘무도 엑스포’ 등이 멤버들이 직접 기획한 특집이다. 시작부터 웃음을 빵빵 터뜨린 ‘무도의 밤’이 어떤 웃음과 재미를 선사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