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맥주 공세에 노조 파업까지… 내우외환에 시달리는 오비맥주

파업 중에도 사측과 노조는 교섭을 계속하고 있지만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지난 18일 3.5% 임금 인상안을 수정 제시했지만 노조는 이를 거부하고 있다"며 "임금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노조가 요구하는 인상률과 사측 제시안의 간극이 커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수익성 악화 불가피

이번 파업으로 오비맥주는 최대 성수기인 여름·가을 시즌 생산 라인 및 영업 조직이 멈춰 서면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오비맥주는 작년 8월에도 노조가 이천·청주·광주공장에서 일주일간 총파업에 나서면서 일부 지역에 제품을 내보내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당시 노조 측은 임금 9.3% 인상과 초과근무수당 지급, 고용안정, 근로조건 개선, 적정 인력 충원, 노동시간 단축 등을 요구했으며 여러 차례 진통 끝에 협상이 이뤄졌다.

매년 파업이 이어지는 것과 관련해 업계에서는 어려운 시장 상황을 고려해 노사가 하루빨리 원만한 합의를 이뤄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국내 맥주 시장은 최근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가정용 시장을 중심으로 수입 맥주가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2011년 5만9000t 수준이던 우리나라 맥주 수입량은 2014년 11만9500t으로 늘어난 데 이어 2015년 17만t, 지난해 22만t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맥주 수입에 지불한 비용도 2011년 5800만 달러(약 653억7760만원)에서 지난해 1억8200만 달러(약 2051억5000만원)로 5년 만에 3배 이상 많아졌다.

여기에 올해 들어서는 지역 이름을 붙인 수제 맥주의 열풍마저 불고 있다. 오비맥주 입장에서는 수입 맥주에 더해 수제 맥주라는 또 다른 경쟁자가 나타난 셈이다.

더구나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제품 생산의 차질로 매출뿐 아니라 공격 행보를 보이는 경쟁 업체에 점유율을 뺏길 가능성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맥주 업계 2위 하이트진로는 최근 부진한 맥주 점유율을 되찾기 위해 '하이트 엑스트라 콜드'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3위 롯데주류는 '피츠 수퍼클리어'라는 신제품 출시로 오비맥주의 '시장점유율 뺏어 오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비맥주 노사는 매년 임금 협상과 단체협약에 마찰을 빚고 있다"며 "만일 이번 파업이 장기화됐을 경우 오비가 도매상들의 신뢰를 잃으면서 하이트나 롯데 등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맥주 소비가 가장 많은 시기인데, 총파업으로 부담이 크다"면서도 "원만히 합의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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