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혁이 배우의 가치를 드러냈다. 예능속 구탱이 형은 찾아 볼 수 없었다. 감동을 주는 앵커 김주혁이 있을 뿐이었다.
김주혁은 지난 4일 첫 방송된 tvN 새 월화극 '아르곤'에서 HBC 간판 앵커이자 탐사보도팀 아르곤의 수장 김백진으로 변신해 성공적인 안방 복귀를 알렸다.
김주혁이 연기한 김백진은 '사실을 통하지 않고서는 진실로 갈 수 없다'는 신념으로 똘똘 뭉친 팩트 제일주의자로, 그만큼 팩트를 기반한 정직한 보도를 가장 우선시하는 언론인이다. 완벽주의자이기도 한 그는 까다로운 기준으로 스태프들을 달달 볶으며 '싸이코'로 불리기도. 그러나 누구보다 참된 언론에 대한 강한 열망을 품고 있으며 비정규직 스텝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속 깊고 따뜻한 남자다.
김백진 캐릭터의 매력은 김주혁으로 인해 재탄생 됐다. 김주혁은 눈빛, 말 한마디만으로 팀원들을 단결시키는 강렬한 포스와 카리스마, 권력의 압박에도 공정하고 올바른 보도를 추구하는 아르곤 팀장으로서의 위용을 뽐냈다. 반면 가출한 사춘기 딸을 찾아 헤매다 망연자실 한 홀아버지의 애처로운 상황을 실감 나게 묘사해 캐릭터에 입체감을 부여했다. 극에 완전히 녹아든 김주혁의 연기는 절대 한눈팔 수 없게 만드는 강력한 흡인력 발휘하며 시청자들이 '아르곤' 속으로 스며들게 했다.
무엇보다 이날 김주혁의 촌철살인 대사와 완벽한 연기로 만들어진 많은 명대사와 명장면이 셀 수 없이 쏟아졌다. 먼저, 미드타운 쇼핑몰 붕괴사고를 보도하는 장면에서 김주혁은 한참을 가만히 있다가 "죄송하다. 오늘 밤은 안녕하십니까라는 인사가 나오질 않는다"고 운을 떼며 진행을 시작했다. 멘트뿐 아니라 검은색 정장까지 차려입은 김주혁은 언론인으로서의 사명감을 잊지 않으면서도 희생자에 대한 예우를 갖춘 진정성 있는 태도로 깊은 인상을 주었다.
이어 확인되지 않은 보도를 강요 받는 상황에 대해서도 거센 돌직구를 날렸다. 김주혁은 "우린 선동질하려고 이 자리에 앉아있는 게 아니다. 경찰확인도 없는 반쪽 특종을 빨아주느니, 내 의심을 믿겠다"라고 일갈하며,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잘못된 보도를 바로 잡으려는 용기 있는 모습으로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오보로 인해 피해자에서 가해자가 된 억울한 이들을 위해 애쓰는 김주혁의 모습을 본 시청자들은 함께 분노하기도 하고 눈물을 짓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극과 극을 오가는 감정이 깃든 김주혁의 눈빛과 대사는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리며 오래도록 긴 여운을 남겼다.
'아르곤'은 치밀한 연출, 대본, 배우들의 명연기 3박자가 조화를 이뤘다. 특히 김주혁은 천우희와 함께 영화를 보는 듯한 명품 케미로 남다른 몰입감을 선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