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0시를 기준으로 MBC와 KBS가 동시 총파업에 들어갔다. 양측 노조는 경영진 사퇴와 공영방송 정상화를 요구하고 있다. 2012년 이후 MBC와 KBS의 총파업은 5년 만이다.
이날 오전 10시 언론노조 MBC본부 서울지부는 상암 사옥에서 출정식을 열었다. 서울지부의 노조원 수는 1160명을 넘어섰다. 4시간 후 지역 MBC 조합원까지 모두 모인 출정식으로 열기를 더했다.
허유신 언론노조 MBC본부 홍보국장은 "김장겸 사장의 체포영장 소식을 들었다. 사필귀정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이라도 당장 사퇴하고 전직 사장의 신분으로 조사를 받아라. 당장 검찰에 출석하길 바란다. 법대로 하자. 이는 정당한 파업이다. 우린 마지막 싸움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엔 박진수 YTN 노조 위원장도 참석해 "5년 만에 차가운 바닥에 다시 앉았다. 끝내야 한다는 간절함이 있는 것 같다. 간절하면 통한다. 여러분은 간절하기에 통할 것"이라고 격려했다. 출정식 진행 도중 로비 뒤편 화물용 엘리베이터 쪽으로 이동하던 김장겸 사장의 모습이 포착됐다. 노조 조합원들을 그를 향해 달려가 "김장겸은 물러나라"고 소리쳤다. 김장겸 사장은 5일 자진해 검찰에 출석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KBS 새 노조도 파업을 시작했다. KBS 최원정 아나운서는 KBS 내부에 존재하는 아나운서 블랙리스트에 대해 "2회 연속 저성과자라는 인사고과로 전보 조치까지 내려졌다. 이광용 아나운서도 마찬가지다. 인사 불이익이 있었다. 우리 내부에 블랙리스트가 존재했다. '얘는 방송시키지 말라'는 무언의 압박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나운서들은 파업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하지만 동시에 총알받이가 되기도 한다.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열기와 각오로 이번 총파업에 참여하고 있다. 부디 아나운서들이 이렇게 나서는데 2012년 때처럼 총알받이가 돼서 처참히 물러나는 일이 없도록 격려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