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지난 6월 초 타율 0.165, 2홈런, 9타점에 그친 조니 모넬을 퇴출하고, 로하스를 영입했다. 영입 당시만 하더라도 사실 기대감이 그리 높진 않았다. 미국 출신의 로하스는 2010년 피츠버그에 3라운드로 입단한 뒤마이너리그에서만 8시즌을 활약했다. 메이저리그 경력은 없다. 마이너 통산 837경기에서 타율 0.257(3039타수 780안타)를 기록했다.
kt는 장타력을 갖춘 외국인 타자가 필요했다. 로하스는 마이너 통산 홈런이 46개 밖에 안 될 만큼 장타력이 특출난 선수는 아니었다. 초반 10경기에서 타율이 0.167에 그치며 걱정을 자아냈다.
그런데 이제는 복덩이로 자리매김했다. 로하스는 66경기에서 타율 0.294, 16홈런, 43타점으로 교체 외국인 타자 중 가장 돋보이는 성적이다.
팀에 부족한 장타력도 확실하게 메워준다. 후반기 43경기에서 13개의 홈런을 때려내고 있다. 후반기만 놓고 보면 롯데 이대호(14개)에 이어 홈런 2위에 해당한다. 시즌 홈런은 16개다.
로하스는 "스윙에는 크게 변화가 없다. 실투를 놓치지 않고 타격하려 노력한다. KBO 리그에도 적응이 많이 됐고. 감독님이 강조하시는 대로 조금 더 뜬공 위주로 치려다 보니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얘기대로 6월(1개)→7월(5개)→8월(8개) 시간이 흐를수록 홈런 개수가 늘고 있다. 장타력은 0.568다.
공격 외에도 팀 공헌도가 높다. 김진욱 감독은 "로하스가 타격뿐 아니라, 수비와 주루에서도 다재다능한 매력적인 선수"라고 칭찬했다. 8일 두산전 4회 1사 후에는 오재원의 타구를 멋지게 다이빙캐치 했다.
로하스의 합류는 팀에 시너지 효과를 가져왔다. 김진욱 감독은 "앞타자 로하스가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4번 타자 윤석민이 부담을 줄이고 견제도 좀 덜 받게 되는 것 같다"며 "다른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홈런이든 안타든, 로하스가 타석에 들어서면 기대감이 든다"고 칭찬했다. 일례로 7일 두산전 4-3으로 앞선 연장 10회초 1사 2루에서 '1점만 더 뽑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순간, 로하스가 쐐기 2점 홈런을 때린 장면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