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13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쿠퍼티노의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아이폰X을 공개했다.
아이폰X는 10주년 기념작답게 기존 아이폰 시리즈와 비교해 크게 변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외형적인 변화이다.
2007년 첫 아이폰부터 유지돼 오던 홈 버튼이 10년 만에 사라졌다. 애플은 아이폰7·7플러스에서 홈버튼 터치의 감도를 달리 설정할 수 있도록 하면서도 홈버튼 자체는 버리지 않았다. 홈버튼 삭제로 대각선 크기 5.8인치의 전체 화면을 테두리없이 완전한 디스플레이(엣지투엣지)로 쓸 수 있게 됐다.
아이폰X는 베젤이 거의 없는 베젤리스 디자인도 채택됐다. 뒷면은 유리이며 프레임은 스테인리스 스틸이다.
또 아이폰 시리즈 최초로 액정화면(LCD)이 아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화면이 탑재됐다. OLED는 자체 발광하는 유기 소자를 패널에 증착시켜 이미지를 구현하는 방식이다.
애플은 첫 OLED 패널을 아이폰X에 탑재하며 2436×1125 픽셀의 역대 최다 화소 수를 구성했다.
화면 크기(대각선 기준)은 5.8인치이며, '슈퍼 레티나 디스플레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슈퍼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기존 아이폰 시리즈와는 다른 HDR(하이다이내믹레인지) 효과와 색감 극대화, 트루톤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수 있도록 한다.
아이폰X의 또 다른 큰 변화는 2013년 아이폰5S부터 2016년 아이폰7까지 포함됐던 지문인식시스템 '터치ID'가 빠지고 3차원 스캔을 활용한 얼굴인식시스템 '페이스ID'가 들어갔다는 점이다.
적외선을 쏘아 약 3만개의 점을 표시하고 아이폰 전면부의 700만화소 '스마트뎁스 카메라'로 이를 읽어들여 분석하는 방식이다.
애플 월드와이드마케팅 수석부사장 필 실러는 이날 프레젠테이션에서 "100만 명의 얼굴을 아이폰X에 들이대도 같은 사람을 찾지 못한다"고 말했다. 앞선 기종에서 쓰인 터치ID(지문) 인식의 오차 확률이 5만 분의 1이라면 페이스ID는 보안성을 20배나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아이폰X의 후면에는 1200만화소 듀얼 카메라가 달려 있으며, 광각렌즈와 망원렌즈 모두 광학적이미지안정화(OIS) 모듈이 적용됐다. 이런 방식의 카메라 구성은 지난달 발표된 삼성 갤럭시노트8에 이어 2번째다.
쿡 CEO는 아이폰X는 "오리지널 아이폰 이래 가장 큰 도약"이라고 말했다.
아이폰X의 가격(미국 시장 기준)은 64GB 모델이 999달러(112만6000원)이며, 256GB 제품도 나올 예정이다.
애플이 아이폰X를 오는 11월 3일 미국 등 주요 시장에 출시키로 했다. 예약주문은 10월 27일 개시된다. 한국은 1차 출시국에서 빠졌다.
애플은 이날 아이폰8과 8플러스 등 아이폰 일반모델 2종과 함께 LTE 통신 모듈이 탑재된 애플 워치 3세대(시리즈 3), 4K영상과 하이다이내믹레인지(HDR) 영상을 지원하는 인터넷TV 셋톱박스 '애플TV' 신모델을 공개했다.
이 제품들은 모두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이달 22일 발매되며, 예약주문이 15일 시작될 예정이다. 한국 시장 발매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아이폰8과 아이폰8플러스의 모델 가격은 각각 699달러와 799달러다. 이 제품들은 작년에 나온 아이폰7과 7플러스의 업데이트 모델이며, OLED 화면이 아니라 LCD 화면이 탑재됐다. 가상현실(AR) 기술에 최적화됐다는 것이 애플의 설명이다.
아이폰X, 아이폰8, 아이폰8 플러스 등 올가을 나오는 애플 아이폰 신제품 3종은 모두 치(Qi) 방식의 무선충전을 지원한다.
LTE 통신 모듈이 탑재된 애플 워치 3세대 제품의 기본 모델 가격은 399달러, LTE 모듈이 빠진 제품의 기본모델 가격은 329달러다. 애플TV 신모델 가격은 179달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