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회장 이양호)는 지난 10일 치러진 제2회 코리아컵·코리아스프린트(GI)' 국제 경주가 성황리가 개최됐다고 밝혔다. 한국 경마는 지난해 7월 스포츠로 따지면 2부 리그 격인 PARTⅡ 경마 국가로 승급되면서 그해 9월 7개국이 출전하는 국제 경주를 처음으로 개최해 경마 선진국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특히 올해는 경마 산업 규모만 무려 12조에 달하는 미국(PARTⅠ)이 출전해 관심을 더 고조시켰다. 또 '크리솔라이트'와 '윔블던' 등 세계적으로 우수한 명마들이 출전하면서 그 위상이 더 높아졌다. 국제레이팅이 100 이상인 우수 경주마가 무려 12두나 출전했기 때문이다.
이에 경마 선진국의 경주마와 대결에서 한국 경주마가 선전할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그러나 그 같은 우려는 기우였다. '코리아컵'에서는 한국 대표 경주마 '트리플나인'이 3위와 고작 4분의 3마신 차(1마신=2.4m)로 4위를 기록하며 순위 상금을 거머쥐었다. 이어 부산경남을 대표하는 '챔프라인'이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코리아스프린트'에서 거둔 성과는 더 컸다. 한국 경마 최초의 통합 삼관마 '파워블레이드'가 1과 4분의 3마신 차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돌아온포경선'과 '실버울프' 역시 각각 3위와 5위를 기록하며 순위 상금을 휩쓸었다. 무려 한국 경주마 3두가 모두 5위 안에 안착한 것이다. 이는 지난해 '마천볼트'와 '페르디도포머로이' 등 2두만 순위권에 든 것보다 발전한 결과다.
한국마사회 측 관계자는 "이번 경주 결과를 통해 한국 경주마가 쟁쟁한 외국 경주마를 상대로 충분히 맞설 만큼 능력이 향상됐음을 확인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 경마가 PARTⅡ로 승급한 지 불과 1년이 조금 지난 시점인 점을 고려하면 그만큼 한국 말 산업 발전 측면에서는 유의미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현재 전 세계 경마 시행국은 100개국 이상이며, 국제경마연맹(IFHA)에 가입한 경마 시행국은 약 60여 개국이다. 국제경마연맹과 국제경주마경매회사협회(SITA)에서 경마 시행국의 수준을 PARTⅠ,Ⅱ,Ⅲ 그리고 미분류 등 총 4단계로 분류하는데 이 중 PARTⅠ국가는 총 17개국밖에 되지 않는다. 한국 경마는 작년 7월 PARTⅡ 경마 국가로 승급됐다.
따라서 '코리아컵'과 같은 국제 경주 개최는 PARTⅠ국가로 도약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요건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우선 경마 시행 측면에서 보면 경주마의 수준이 국제적 수준에 도달해 국제 기준에 부합한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또 PARTⅡ 국가인 한국의 대상경주에서 입상하는 말들은 전 세계 경매 회사에 발행하는 말경매시장 경매명부에 '특별 표시(Black Type)'돼 가치를 높게 평가받을 수 있다.
한국마사회 측은 "이번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PARTⅠ 승격을 위해 '코리아컵'과 같은 국제 경주를 지속적으로 개최할 계획"이라며 "내년 5월에 개최되는 제37회 아시아경마회의 주최국으로서 한국 경마의 발전 및 국제 경주, 신사업 등을 대내외로 널리 홍보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