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부임한 로이 호지슨(70) 감독 체제에서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화한 이청용(29·크리스탈 팰리스)의 얼굴은 밝았다.
이청용은 20일(한국시간) 영국 셀허스트파크에서 열린 2017~2018시즌 잉글랜드 카라바오컵(리그컵) 32강 허더즈필드와 경기에 선발 출전해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의 1-0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청용이 선발로 경기에 나서 풀타임을 소화한 건 지난 1월 8일 열린 잉글랜드축구협회(FA) 컵대회 64강전 볼턴과 경기 이후 약 8개월 반 만이다. 앨런 파듀(56)-샘 앨러다이스(63)-프랑크 데 부어(47) 감독을 거치면서 주전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난 이청용은 그동안 벤치 멤버로 간간이 교체 투입되는 데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데 부어 감독이 경질된 뒤 새로 부임한 호지슨 감독은 자신의 취임 이후 두 번째 경기인 허더즈필드전에서 비주전 선수들을 대거 기용하며 이청용도 선발로 투입했다. 새로 부임한 만큼 선수들의 전력을 골고루 확인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오랜만의 풀타임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측면에서 주로 출전했던 예전과 달리 공격수 바카리 사코(29)를 도와 최전방과 2선을 오가며 활발하게 움직였다. 공격포인트는 올리지 못했지만 적극적인 움직임과 재치 있는 볼터치를 선보이기도 했다. 경기에 꾸준히 나서지 못한 탓에 경기 감각은 더 끌어올릴 필요가 있어 보였지만 전체적으로 무난한 활약을 펼쳤다.
무엇보다 결과가 승리였다는 점이 반갑다. 크리스탈 팰리스는 올 시즌 정규 리그에서 개막 뒤 무득점 5연패를 기록 중이며, 호지슨 감독의 사령탑 데뷔전이던 5라운드 사우샘프턴전에서도 승전보를 올리지 못했다. 따라서 허더즈필드전 승리가 호지슨 감독의 부임 이후 첫 승리가 되는 셈이다. 호지슨 감독은 경기 뒤 "이번 승리는 매우 기쁘고 우리에게 매우 긍정적인 밤이었다"며 경기에서 이긴 것에 만족스러운 기색을 내비쳤다.
선발 출전에 풀타임 소화 그리고 팀의 승리까지 세 마리 토끼를 잡은 이청용에게도 여러모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청용은 "오랜만에 90분을 뛰어서 조금 힘든 점은 있었지만 아주 좋은 경기였다. 부족한 점은 많지만 풀타임을 뛰었고 팀이 이겼다는 데 의의를 두고 싶다"고 소감을 밝힌 뒤 "감독님이 선수 개개인에 대해 아직 다 파악하지 못하셨다. 그런 의미로 오늘 경기에서 선수들을 보길 원했던 것 같다"고 이날 경기의 의미를 전했다.
그는 또 "경기 결과도 좋았고 전술적인 이해도 부분도 괜찮았기 때문에 오늘 뛴 선수들에게 기회가 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