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은 10월 2일이 임시휴일로 지정되면서 최장 열흘의 긴 연휴가 가능해졌다.이에 장거리 해외여행의 예약이 급증하고, 제주도는 가고 싶어도 표를 구할 수 없어 못 가는 상황이다. 하지만 눈을 돌려보면 국내에도 다양한 행사와 이벤트를 준비하며 관광객을 사로잡는 여행지가 많다.이번 연휴는 가족과 함께 그동안 몰랐던 우리 나라의 명소를 찾아보며 한정된 돈과 시간을 좀더 여유롭게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특히 술과 전통을 사랑한다면, 신선한 이색 체험을 원한다면, 아이부터 부모님까지 온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여행을 찾고 있다면 "찾아가는 양조장"들을 투어해볼 것을 추천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지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전국 수백여개 양조장 중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총 30개 양조장을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지정하여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신제품 개발, 홍보, 마케팅 등을 지원해 왔다.
이는 술의 주원료가 되는 우리 농산물 소비를 촉진하고관련된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기위한 것으로. KBS 간판 예능 프로그램 ‘1박2일’에 등장하며 시청률 1위를 기록하는 등 큰 관심을 끌었다.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지정된 양조장들은 대부분 방문객과 매출이 크게 증가하고 핵심 관광지로 급부상하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까지 거두게 되었다.
그 중 몇 군데를 소개한다.
먼저 경상도 상주에 위치한 은척 양조장은 3대째 전통을 이어온 우리 고유의 양조장이다. 2대에 맏며느리인 임주원 대표가 이어받고, 다시 아들과 며느리가 뒤를 이어 운영하는 장인정신이 돋보이는 곳이다. 은척 양조장을 대표하는 술은 막걸리다. 특히 ‘은자골 탁배기’는 직접 발로 밟아 만든 전통수제방식 누룩과 흩임누룩(입국)을 반반씩 활용해 독특한 맛을 자아낸다. 양조장을 방문하면 견학과 누룩 빚기 등 다양한 체험이 가능한데, 이제 막 짜낸 막걸리를 마셔보는 시음 체험이 인기다. 물을 추가하지 않은 알코올도수 15도 전후의 막걸리 원주를 마셔볼 수 있다. 또한 은척 양조장은 게스트 하우스도 함께 운영하고 있어 양조장 뿐 아니라 물 맑고 아름다운 상주 인근 관광 명소까지 둘러보면서 여유 있는 여행을 즐길 수 있다. 펜션보다 크고 깨끗한 단독주택을 빌릴 수 있으며 가족단위 방문객도 수용 가능한 넓은 공간이 제공된다.
다음으로 2017년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지정된 ‘그랑꼬또’는 대부도에 위치한 토종 와이너리로, 국내 양조장에 대한 편견을 깰 수 있다. 맛 좋은 포도의 산지인 대부도 포도로만 와인을 빚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9월 말까지 포도 따기 등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고, 미리 예약하면 와이너리 견학도 가능하다. 특히 그랑꼬또는 경기도 안산의 대표 관광지이자 휴양지인 대부도에 위치한 만큼, 아름다운 자연과 맛 좋은 먹거리가 가득해서 눈과 입이 호강하는 곳이다. 양조장 인근 바지락 칼국수부터 가을철 전어나 대하까지 맛볼 수 있는 미식 여행이 가능하고, 또 다른 관광 명소인 제부도와도 가까워 서해를 돌아보는 것도 괜찮은 코스다.
시간이 부족한 이들에게는 수도권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로 손쉽게 들려볼 수 있는 용인 ‘술샘’양조장을 추천한다. 서울 강남과 판교에서 모두 30분 안으로 도착할 수 있다.특히 '술샘'은 보통 양조장이라고 하면 떠올리는 고즈넉한 한옥이나 길게 늘어선 항아리를 상상하면 안 된다.회색톤의 모던하고 정갈한 건물, 갤러리나 카페를 연상시키는 세련된 인테리어와 분위기는 디자인과 이미지를 중시하는 젊은 층 사이에서 유명하다. 지하 1층은 술을 빚는 곳이고 지상 1층은 커피와 디저트를 판매하며, 지상 2층에 체험장이 마련되어 있다. 발효카페 ‘미르’는 원목소재의 테이블, 의자 및 곳곳에 배치된 작은 전구 등으로 아늑하면서 따뜻한 느낌을 주어 차를 마시면서 편안하게 대화하기에 좋다. 카페 곳곳에는 ‘술샘’을 대표하는 탁주 ‘술취한 원숭이’를 비롯해 ‘붉은 원숭이’와 ‘김사’,‘ 미르 시리즈’가 배치되어 있다.
그밖에 옥천 이원 양조장, 장성 청산녹수, 영천 한국와인와이너리, 울진의 울진술도가 등 각자 개성이 뚜렷한 다양한 양조장들이 많다. ‘찾아가는 양조장’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는 전용 블로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