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훈 카카오 대표. 카카오 제공 임지훈 카카오 대표는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카카오 판교오피스에서 열린 '프레스 T500'에서 "나에게 카카오는 생활"이라며 "O2O 영역에서 실수를 인정한다. 앞으로 카카오가 잘할 수 있는 콘텐트 영역을 강화해 해외를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지난 20일 자사에서 진행하는 전사 미팅인 T500의 형식을 빌려 임 대표가 직접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답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임 대표가 공식 석상에서 기자들을 만난 것은 지난 2015년 대표이사 취임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올해 9월을 기점으로 임 대표는 취임 2주년을 맞았다.
T500은 카카오가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전사 미팅으로, 회사의 방향성이나 주요 성과를 발표하고 직원들이 임 대표와 함께 격의 없이 질문하는 자리다. 지난 T500 행사는 오후 5시에 시작해 오후 10시에 마치기도 했다.
이번 미디어 행사는 특별한 보도자료 등이 준비되지 않았다. 70여 곳의 미디어에서 참석을 했으며 30개가 넘는 질문이 나오는 등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행사는 2시간 30분가량 진행됐다.
임 대표는 해외 진출 전략에 대해 "해외 사업은 로망이고 꼭 해외에서 성과를 내고 싶지만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영역을 들고 나가고 싶다"며 "이미 전 세계적으로 메신저는 정리가 된 상황이기 때문에 카카오톡으로 해외에 가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임 대표는 "한국은 콘텐트 강국"이라며 "카카오는 웹툰이나 웹소설·이모티콘 등과 같은 콘텐트에서 강하고 엔터테인먼트 사업도 강하다. 이쪽으로 사업을 준비해 왔고 조금씩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의 성과에 대해 임 대표는 "게임에서는 파트너사인 펄어비스가 선보인 ’검은사막’이 북미와 유럽에서 성과를 거뒀고 카카오는 이것을 퍼블리싱했다"며 "또 카카오재팬은 오랫동안 준비를 해왔으며 법인장뿐 아니라 이진수 부사장이 웹툰이나 웹소설 유통 등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일본에서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했다.
임 대표는 카카오가 그동안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사업에 대해서도 거리낌없이 말했다. 임 대표는 "카카오드라이버가 초반에 기대했던 것에 미치지 못해 나의 판단 미스를 깨달았다"며 "이 때문에 오랫동안 준비해 온 프로젝트들을 접었고 고통스러웠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카카오미니에 대한 반응이 뜨거운 이유에 대해 "카카오미니의 예약판매 때 준비한 선물의 조건이 좋았기 때문에 인기가 많았다는 점을 인정한다"며 "하지만 초반에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해 발생한 문제에 대해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최근 노동환경 개선 논의로 인해 논란이 되는 ’카톡금지법’에 대해서는 "추가 기능을 도입할 예정이 없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카톡금지법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이는 ’구글금지법’ ’페이스북금지법’ ’인스타그램금지법’과 같은 맥락의 것"이라며 "이것은 연결되지 않을 권리에 대한 이야기고 사회적으로 의미있고 중요한 아젠다"라고 했다.
다만 임 대표는 "하지만 이미 카카오톡의 기능에는 채팅방마다 알림 설정을 할 수 있는 기능이 있고 아예 특정 시간에 알림을 받지 않도록 하는 기능도 있다"며 "이것은 기능의 이슈가 아닌 사회적 주제"라고 말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경쟁사인 네이버를 총수가 있는 준대기업으로 지정한 데 대해서 임 대표는 "솔직히 관심이 없다"며 "카카오는 기업을 성장시켜 오면서 투명한 경영을 했고 (정부가) 요청하는 대로 따르고 있다"고 했다.
카카오뱅크의 열풍에 대해서는 "카카오뱅크가 이렇게 잘 될 줄은 몰랐다"며 "기업금융으로의 진출은 장기 로드맵에는 있지만 아직 논의할 정도는 아니며 기업 금융에 대해 아직 잘 알지는 못한다. 현재로서는 많은 유저들을 모으고 이들을 만족시키는 것이 먼저다"라고 했다.
포털 다음의 매각설에 대해 임 대표는 "논의한 적 없다"고 강조했다. 임 대표는 "다음과 카카오의 시너지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어나고 있다"며 "로컬 정보의 경우가 그렇다. 다음이 가진 많은 로컬 정보가 카카오택시를 만드는 데 큰 공헌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