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단풍으로 삼수갑산이 옷을 갈아입는 계절이다. 우리나라 최고의 단풍 절경을 설악산으로 꼽는다면 일본에는 큐슈의 사가현을 빼놓을 수 없다. 매해 가을이면 일본의 전통 건축양식과 단풍의 풍류가 어우러져 특별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사가의 유명 기업가인 이타미야타로의 별장이었던 간자키시의 구넨안은 매년 11월 중순 단풍이 절정에 달한 즈음 약 10일간만 일반에게 공개된다. 1900년 선종의 호토리 스님의 지도 하에 9년에 걸쳐 조성된 구넨안은 일본의 전통 정원과 다실 형식으로 지어졌다.
지쿠시 평야를 배경으로 한 정원에는 철쭉과 단풍나무 등이 재배되고 있으며 야생의 나무 숲과 한쪽에 심은 솔이끼가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 사시사철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 있다.
사가의 또 다른 단풍 명소, 다케오의 미후네야마라쿠엔 역시 만추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기에 제격이다. 에도시대 사가지역을다스렸던 나베시마가문의 별장이 있던곳으로 표고 201m의 미후네야마를 배경으로 15만평 부지에 펼쳐진 울긋불긋한 단풍이 장관을 이룬다.
11월 중순~12월 초순까지 절정을 이루는 미후네야마라쿠엔의 단풍은 수령 170년 이상의 커다란 고목부터 호수에 일렁이는 오색찬란함까지 신비로운 기억으로 남는다.
인근에서 온천욕을 즐기는 것도 여행의 묘미를 한층 배가시켜 준다. 일본의 3대 미인온천으로 이름 난 우레시노 온천은 한번 들어갔다 나오기만 해도 피부가 매끈해진다는 입소문이 난만큼 관광객은 물론, 현지인들도 즐겨 찾는다.
온도는 85~90도로 다량의 나트륨 탄산수소염, 염화물이 함유돼 류마티스나 신경통, 위장병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온천 후 맛보는 우레시노 온천의 특식‘온센유도후(온천탕 두부)’도 놓쳐선 안될 별미다.
적당한 온도의 온천욕을 즐기고 싶다면 후루유 온천을 권한다. ‘미지근하다’는 뜻의 일본어 ‘ぬるい(누루이)’에서 유래한 이 온천은 34.5도~43.6도의 온도를 유지, 엄마의 양수와 비슷한 온도의 누루유로 장시간 입욕이 가능하다.
2100년 전 약초를 구하러 온 중국인 서복이 신의 계시로 발견했다고 전해지는 이곳은 예스러운 매력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병을 고치기 위해 오는 사람뿐만 아니라 사이토모키치 등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불어 넣어주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한편 사가현은 ‘사가 트래블 서포트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관광지와 숙박시설, 온천, 먹을 거리, 쇼핑 등 다양한 현 내 관광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어 지원이 필요한 경우에는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24시간 다국어 콜센터의 도움도 받을 수 있어 보다 편안한 여행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