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성 아웃도어 제품들의 성능이 매우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명 브랜드의 등산바지 모두 흡수성이 떨어졌으며, 유해물질이 검출된 제품도 다수였다.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브랜드나 가격이 가장 비싼 제품도 예외가 아니었다.
전 제품, 땀 흡수력 '미흡'
한국소비자원은 27일 "유명 브랜드 등산바지가 현저히 낮은 수준의 땀 흡수성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 설문 조사를 통해 구입 경험이 많은 등산바지 12개 브랜드를 선정했다. 이번 조사에 쓰인 제품은 모두 2017년형 신상품 중 '봄 또는 가을'에 착용이 가능한 남성용 긴바지다.
흡수성 평가에서 12개 제품 모두 가장 낮은 단계인 1~2급 수준을 받았다. 흡수성은 1~5급으로 평가하는데 5급이 가장 우수하다. 이들 제품은 모두 높은 수준의 흡습 또는 속건성을 표시·광고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했다.
12개 제품 중 16만8000원으로 가장 비싼 레드페이스(제품 번호 REWMPAS17110)는 흡수 면적과 흡수 속도 모두 세탁 전과 후에서 1급으로 가장 낮았다. 이는 7만8000원으로 가장 저렴한 콜핑(KOP0930MBLK)보다도 못한 수준이다. 콜핑의 흡수 면적은 세탁 전 1급이었다가 세탁 이후에는 2급으로 소폭 올랐다.
노스페이스(NFP6NI12)·밀레(MXMSP-003M6)·블랙야크(B4XS2팬츠S#1)·아이더(DMP17325Z112)·웨스트우드(WH1MTPL523)·K2(KMP173331Z12)·코오롱스포츠(JWPNS17501) 등 7개 브랜드 제품은 흡수 면적과 속도가 세탁 전과 후 모두 1급에 불과했다. 빈폴아웃도어(BO7221B01R)는 흡수 면적이 세탁 전과 후 모두 1급이었고 흡수 속도는 세탁 전과 후가 2급으로 변함없었다.
이번 조사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는 해당 업체들의 표시광고법 위반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인체 유해 물질도 검출
인체에 해로운 물질도 발견됐다. 조사 대상 12개 제품 중 가장 비싼 레드페이스는 흡수성이 낮았고 유해물질까지 검출됐다. 레드페이스를 비롯해 노스페이스·K2·빈폴아웃도어·디스커버리익스페디션(DMPT11711U-1)은 유해 물질인 과불화옥탄산이 유럽의 섬유제품 민간 친환경인증 기준(1.0㎍/㎡)을 초과했다.
과불화옥탄산은 과불화화합물의 일종으로 자연적으로 잘 분해되지 않는 잔류성 물질로, 생식기나 신장·면역체계 등에 영향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국내서는 과불화화합물 관련 기준이 미미한 상태다. 국가기술표준원 및 환경부는 국내외 관련 현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한국소비자원도 안전 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외에 발수성·일광견뢰도·마찰변색도 등 기능성이 떨어지는 제품도 발견됐다. 의류 표면에서 물방울을 튕겨 내는 발수성 시험에서 머렐(5217PT118)과 콜핑은 세탁 전 발수성이 각각 5급, 4급으로 높은 수준이었으나 5회 이상 세탁 이후에는 1급으로 뚝 떨어졌다. 나머지 제품들도 발수성이 세탁 이후 1~2급씩 낮아졌다.
햇빛에 색상이 변하지 않는 정도인 일광견뢰도에서는 밀레가 권장품질기준보다 떨어졌다. 마찰에 의해 색상이 변하는 정도인 마찰변색도에서는 밀레·노스페이스·머렐 등 9개 제품이 미흡했다.
혼용률 시험에서는 웨스트우드가 나일론 81%, 폴리우레탄 19%가 들어갔다고 표기했지만 실제로는 나일론 89.2%, 폴리우레탄 10.8%로 기준에 맞지 않았다.
12개 제품 전 업체들은 문제가 된 제품에 대해 교환이나 환불을 실시할 예정이지만 '소비자가 요청할 때'라는 조건을 뒀다. 노스페이스는 교환만 실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