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대로였다. 미디어데이에서도 두산 김태형(50) 감독과 유희관(31)의 입담이 돋보였다.
두산과 NC는 5전 3승제의 플레이오프(PO)가 열리기 하루 전인 16일 잠실구장에서 미디어데이를 가졌다. 두산은 김태형 감독과 유희관, 양의지 NC는 김경문 감독과 임창민, 모창민이 참석했다.
미디어데이의 꽃은 화려한 입담이다. PO에 대한 구상과 전략 못지 않게 참석자의 화려한 입답이 관심을 모은다.
"미디어데이 1선발 유희관입니다." (두산 유희관) -첫 마디부터 강렬했다. PO를 각오를 묻는 질문에 스스로를 '미디어데이 1선발'이라고 표현했다. 정규시즌에선 주로 팀의 3~4선발을 맡아왔지만 이날 미디어데이에는 팀 투수를 대표해 참석했다. 사실 이번 PO 미디어데이 뿐만 아니라 최근 몇 년간 팀 미디어데이에 가장 많이 얼굴을 드러냈다. 마운드 위에서 능구렁이 같은 투구처럼, 입단 역시 화려하고 임기응변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양의지에게 물어보십시오. 볼 배합 잘할 겁니다." (두산 김태형 감독) -NC 박민우는 올 시즌 두산전 상대 타율이 무려 0.516(31타수 16안타)에 이른다. '박민우를 막을 공략법을 준비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김태형 감독은 "껄끄러운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그리고서 옆에 있던 포수 양의지에게 기대감을 드러냈다. 양의지는 멋쩍게 웃었다.
"왼쪽, 오른쪽, 왼쪽, 오른쪽" (두산 김태형 감독) -선발 로테이션을 묻는 질문에 '즉답' 대신 '강한 힌트'를 줬다. 1차전 선발이 우완 더스틴 니퍼트 임을 감안하면 '오른쪽-왼쪽-오른쪽-왼쪽'을 잠시 착각한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니퍼트(우)-장원준(좌)-마이클 보우덴(우)-유희관(좌)의 1~4차전 선발 등판이 예상 가능하다. 장원준은 3경기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3.78을 유희관은 4경기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5.32를 기록했다.
"내심 롯데가 올라오길 바랐다." (두산 유희관) -옆에 있던 김경문 감독을 비롯한 상대팀을 향해 과감한 도발(?)이 가능했던 이유는 기록에서 드러난다. 유희관은 NC에 약했고, 롯데(2승 1패, ERA 2.52)에 강했다. 때문에 롯데의 PO행을 희망했다. 하지만 유희관은 "나를 제외하고 모든 선수가 NC가 올라오길 바라더라. 선수단 모두 자신감이 있어 잘 준비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