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왼쪽부터) 마이클 완 LPGA 커미셔너, 스탠 게일 게일인터내셔널 회장, 펑샨샨, 다니엘 강, 박세리, 양희영, 아자하라 무노스, 키스 윌리엄스 UL 회장. JNA 제공]
'미니 올림픽'으로 불리는 여자 골프 국가 대항전 인터내셔널 크라운이 미국이 아닌 한국에서 최초로 열린다. '선구자' 박세리(40)가 대회 명예조직위원장으로 임명돼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박세리는 16일 인천 송도의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에서 2018 UL 인터내셔널 크라운 대회의 명예조직위원장으로 위촉됐다. 전 세계 8개국 최고의 골퍼들이 참가하는 엘리트 국가 대항전 인터내셔널 크라운은 내년 10월 4일부터 7일까지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에서 열린다. 박세리는 LPGA투어 25승을 수확했고, LPGA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한국 여자 골프의 전설이다.
박세리는 “인터내셔널 크라운은 일반 대회와는 확연히 다르다. '미니 올림픽'으로 보면 될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명예조직위원장이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이렇게 흥미롭고 큰 대회의 일부분으로 함께한다는 건 매우 특별한 일”이라며 “특히 내년에 한국에서 개최된다는 게 매우 자랑스럽다. 한국에서 더 많은 훌륭한 대회가 열리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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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는 그동안 줄곧 한국 여자 골프 역사의 중심에 있었다. 20세의 나이로 처음 미국으로 건너가 1998년 루키 시즌에 메이저 대회인 맥도날드 LPGA 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에서 2승을 거뒀다. 특히 20홀 플레이오프 끝에 우승을 차지한 1998년 US여자오픈은 한국 언론이 선정한 ‘한국 스포츠 60년 사상 최고의 명장면’ 3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 ‘맨발의 투혼’은 한국 여자 골프의 발전을 견인했던 역사적인 순간이기도 하다.
골프 전문매체인 골프월드는 "타이거 우즈보다 골프계를 더 많이 바꾼 개척자"라고 박세리를 묘사하기도 했다. 지난 2007년 맥도날드 LPGA 챔피언십에서 LPGA와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그리고 지난해 은퇴를 선언했다. 2016년에는 한국의 여자 골프대표팀의 감독을 맡아 박인비(29·KB금융그룹)의 금메달 획득을 돕기도 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의 마이클 완 커미셔너는 "박세리는 역사적인 한국 여성 골프를 이끌어 낸 선수로서 항상 기억될 것이다. 그는 아시아 전체를 깨웠다"고 평했다.
한국 대표로 참석한 양희영(28·PNS창호)은 “지난해 리우 올림픽이 생각난다. 올림픽에 참가하면서 애국심이 생기고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도 들었다”며 “최근 한국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골프의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한국의 선수층이 두껍지만 내년에 꼭 참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재미 동포 다니엘 강은 “세계 각국의 선수가 출전하는 만큼 팬들도 세계 각지에서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무척 기대된다”고 각오를 다졌다.
UL 인터내셔널 크라운은 2014년 미국 메릴랜드주에서 처음으로 개최됐다. 당시 스페인이 초대 우승을 차지하며 깜짝 돌풍을 일으켰다. 2016년 2회 대회에서는 크리스티 커·스테이시 루이스·제리나 필러·렉시 톰슨 등 최강의 라인업으로 구성된 미국이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2018년 UL 인터내셔널 크라운은 세계 랭킹을 기반으로 한 합산 점수로 참가국과 출전 선수를 가린다. 2018년 6월 US여자오픈이 끝난 뒤 나라별 선수들의 세계 랭킹 합산 포인트로 출전 8개국이 결정된다. 국가별 참가 선수 4명은 2018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이 끝난 뒤 선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