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현안에 접근하는 사령탑의 시선. 2018년 보여 줄 LG의 야구를 미리 볼 수 있다.
류중일(54) LG 감독은 지난 14일 2군 전용 구장인 이천 챔피언스필드에서 선수단과 첫 만남을 가졌다. 16일까지 사흘 동안 마무리 훈련을 지켜봤다. 동시에 10월 말부터 일본 고치에서 진행되는 마무리캠프의 세부적인 스케줄과 훈련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 이 기간에 오릭스 등 일본 리그 팀과 세 차례 평가전을 한다. 자체 청백전도 예년보다 많이 치를 예정이다. 류 감독은 "실전에서 선수들의 기량과 장단점을 파악하겠다"고 했다.
오프시즌 동안 해결해야 할 주요 현안에 대해서도 자신의 의중을 전했다. 외인 타자 영입은 가장 큰 관심사다. LG는 올 시즌 외인 타자 부재 속에 후반기를 치렀다. 공격력이 저하됐다.
류 감독은 실력은 물론이고 올바른 야구관을 갖춘 선수를 원한다. 삼성 감독을 맡았던 시절, 팀의 주축 타자던 야마이코 나바로를 예로 들었다. "나바로는 내야 땅볼을 친 뒤 전력 질주를 하지 않는다. 훈련에 늦고 불참하는 것보다 더 큰 문제였다"고 돌아봤다. 팀 분위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검증된 실력도 마다하겠다는 의지다. 선수를 판단하는 류 감독의 성향은 국내 선수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시즌 중반 4번 타자로 올라선 내야수 양석환은 9월 29일 두산전에서 내야 땅볼을 친 뒤 1루를 향해 전력 질주를 하지 않아 큰 비난을 받기도 했다. 야수가 제대로 포구하지 못했기 때문에 세이프가 될 수도 있었다. 패하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는 경기였다. 이제는 용납할 수 없는 플레이다. 근성 있는 자세를 보여 주지 못하면 류중일 감독 체제에선 기회를 잃을 수도 있다.
주장 선임도 중요한 사안으로 봤다. 구심점이 되는 선수의 역할이 팀 분위기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봤다. 류 감독은 투수보다 야수 출신을 선호한다. "투수는 매 경기에 더그아웃을 지키기 어렵다. 야수가 주장이 돼야 경기 중에도 좋은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야구를 잘하는 선수가 주장을 맡아야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는 생각도 전했다.
LG는 지난 2시즌(2016~2017년) 동안 투수인 류제국이 주장을 맡았다.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프런트가 투표권을 행사해 선출하는 방식이다. 올해도 방식은 바뀌지 않았다. 하지만 새 사령탑이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미 박용택, 손주인, 정성훈 등 고참급 선수들이 추천받아 후보에 올랐다. 류제국은 선수단에 '내 임기는 올해까지다'는 말을 전했다고 한다.
LG는 '투수력은 강하지만 공격이 약한 팀'으로 인식되고 있다. 새 사령탑은 다른 야구를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류 감독은 세밀한 부분까지 자신의 색을 입히려는 모습이다. 사령탑으로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