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범죄도시(강윤성 감독)'가 500만 관객 돌파에 성공했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이뤄낸 결과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범죄도시'는 지난 23일까지 507만 6206명의 누적관객수를 기록했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은 역대 한국영화 중 흥행 5위에 올랐다. '범죄도시'의 등장 전 5위는 나홍진 감독의 수작 '추격자'(504만 6096명)였다. 또한 지난 3일 개봉해 20일 넘게 장기 흥행 중. 23일 하루만에도 10만 9001명의 관객이 '범죄도시'를 선택했다. 현재 상영 중인 영화 중 당일 관객수 10만 명을 넘긴 작품은 '범죄도시' 뿐이다.
'범죄도시'는 범죄를 소재로 한 작품으로 잔혹한 장면을 다수 포함한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은 것은 당연한 결과다. 이러한 '범죄도시'가 같은 날 개봉한 대작 '남한산성(15세 관람가·황동혁 감독)'의 관객수를 일찌감치 넘어섰다는 것은 청소년관람불가 영화의 한계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제대로 만든 '청불영화'라면 어린 연령대 관객의 도움 없이도 충분히 대박 흥행을 이뤄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영화의 흥행에 관람 등급은 중요하다. 15세 관람가를 받기 위해 잔인하고 선정적 장면을 다수 잘라내 스크린에 올리기도 한다. 1000만 영화 중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영화는 전무하다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 2015년 개봉한 '내부자들(우민호 감독)'부터 분위기는 바뀌기 시작했다. '내부자들'은 청소년관람불가로 개봉했음에도 915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이는 역대 청소년관람불가 한국영화 중 가장 높은 성적이다. 1000만 관객 달성을 목전에 두고 아쉽게 실패했지만, '청불영화'도 충분히 1000만 영화 대열에 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결국 돈을 투자한 이들에 의해 작품이 잘리고 편집된다. 흥행을 생각하면 제작 의도와는 다르게 15세 관람가에 맞춰 영화를 잘라내야할 때가 있다"면서 "그러나 잘 만든 '청불'이 어설픈 15세 관람가보다 낫다. 괜히 15세 관람가를 노리고 어설프게 편집했다가는 작품 자체를 망치게 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