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채비(조영준 감독)'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날 행상는 조영준 감독을 비롯해 고두심 김성균 유선이 참석해 영화를 처음으로 공개한 소감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채비'는 30년 내공의 프로 사고뭉치 인규를 24시간 케어하는 프로 잔소리꾼 엄마 애순 씨가 이별의 순간을 앞두고 홀로 남을 아들을 위해 특별한 체크 리스트를 채워가는 과정을 그린 휴먼 드라마다.
7년 만에 스크린 복귀를 선언한 고두심과 충무로의 핫한 배우 김성균, 그리고 박철민, 김희정의 참여로 화제가 되고 있는 이번 작품은 조금 특별한 모자(母子)의 분주한 이별 준비를 따뜻한 시선과 유쾌한 톤으로 그려내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전한다.
이번 영화에서 고두심은 세상 해맑은 아들 인규의 뒤치다꺼리를 하느라 하루 24시간이 모자라고 억척스럽다고 말할 정도로 생활력이 강한 엄마 애순, 김성균은 지적 장애를 가진 아들 인규로 분해 따뜻한 호흡을 맞췄다. 고두심은 "지적장애를 가진 어머니를 연기했다. 같은 어머니라도 아픈 자식을 가진 어머니는 배로 더 힘들었을 것이다. 그런 지점을 신경 써 연기하려고 했다. 김성균과 호흡을 잘 맞추며 열심히 촬영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성균이 나온 드라마를 봤다. 다양한 매력을 가진 배우라고 생각하며 꼭 연기를 해보고 싶다고 손에 꼽고 있었다. 이번 작품을 통해 호흡을 맞췄는데 예전부터 맞춘 것과도 같았다. 가족같은 분위기였다. 처음 호흡이라고 생각하지 못할 정도였다"고 진심을 표했다.
지적 장애 연기에 도전한 김성균은 "'말아톤' '맨발의 기봉이' 등 비슷한 캐릭터가 등장하는 영화들이 있다. 근데 난 그 작품들을 일부러 안 보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김성균은 "혹여나 비슷한 톤으로 연기하게 될까봐 우려가 되더라. 그래서 더 안 찾아봤다"며 "대신 자료는 다큐멘터리 위주로 보면서 캐릭터를 연구했다"고 덧붙였다. 극중 인규의 첫사랑 선생님으로 특별출연한 신세경에 대해서는 "100%, 200% 만족했다"면서도 촬영이 끝나고 난 뒤 밥이라도 한끼 하고 싶었는데 인규처럼 말을 못하겠더라. 현장에 있던 분들에게 놀림을 받았다"고 고백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 날 함께 자리한 유선은 딸의 입장에서 영화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유선은 “문경은 장례식장 장면에서 정말 많이 울 것 같더라. 엄마의 사랑을 못 받았다는 것 때문이다. 툴툴거리는 과정에서 모녀의 관계를 따뜻하게 못 누린 한이 많았을 것 같았다"고 토로했다.
또 "문경도 엄마의 자식인데 간절히 기다렸던 외로운 시간에 대한 설움과 상처 때문에 딸 노릇을 못했다"며 "그것 때문에 실제 촬영날 진짜 많이 눈물을 흘렸다. 영화를 찍으면서 깨달음을 동시에 느낀 시간이었다"고 진심을 표했다. 초겨울 관객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적실 '채비'는 11월 9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