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입단 당시 임석진의 모습. 임석진은 화농성 여드름을 치료하기 위해 한약을 잘못 먹었다가 KADA에 적발됐다. IS 포토 금지약물 복용으로 징계를 받게 됐다. 하지만 SK 내야수 임석진(20)의 케이스는 약간 다르다.
KBO는 27일 '어제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로부터 임석진이 프로스포츠 도핑방지규정을 위반한 사실을 통보 받았다'고 밝혔다. 임석진은 지난 8월에 실시된 도핑테스트 결과 금지약물 복용 사실이 확인됐고, 2018년 개막전부터 KBO 리그 및 퓨처스 리그 36경기 출장정지의 제재가 적용될 예정이다.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금지약물 복용=출전 정지' 수순이다. 하지만 전후 사정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임석진은 얼굴 부분에 고질적인 화농성 여드름이 있다. SK에 입단했을 때부터 문제였다. 그래서 지난 3월 21일부터 7월 10일까지 일주일 간격으로 인천 남동구 구월동 A한의원에서 일주일 간격으로 치료를 받았다. 지금까지도 월 1~2회 치료를 받는 중이다. 이 과정에서 한약을 처방 받았는데, 결과적으로 이게 문제가 됐다. 조심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한약에서도 도핑테스트에 문제가 될 수 있는 물질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담당 한의사에게 이 부분에 대한 강조를 거듭했다.
3월 21일 받은 첫 번째 처방에서는 마황(에페드린 포함 성분)이 없는 한약(도화탕합황련해독탕)을 받았다. 하지만 5월말 두 번째 받은 처방에선 마황이 포함된 한약을 처방받았다. 당시 오른 손가락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고 있지 않았던 상황이라 담당 의사가 도핑 테스트에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 선수에 알리지 않고 마황 성분이 포함된 한약(방풍통성산)을 처방했다. 임석진은 마황이 빠진 약인 줄 알고 이를 복용하고 퓨처스리그에 출전해 도핑테스트에 적발됐다. 근육 강화를 목적으로 먹는 스테로이트 계열의 약물과는 '목적' 자체가 달랐다. 임석진의 한약을 처방한 한의원에서 밝힌 소견서. SK 제공
지난 20일 열린 KADA 청문회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소명을 했다. 경기력 향상에 목적을 둔 고의적 약물복용이 아닌 피부병 치료를 위하여 한약을 복용한 점, 프로야구선수로써 도핑테스트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병원 측에 문제가 되는 약 성분을 제외시켜줄 것을 명백히 통지한 부분 등을 설명했다. 한의원 측에서도 실수를 인정하고 그에 따른 진단서와 소견서를 발부해줬다. KADA도 이 부분을 받아들였다. 프로스포츠 도핑방지규정에 따르면 금지약물 사용 첫 번째 위반시 해당선수에게 정규시즌 총 경기수의 50%인 72경기 출장정지의 제재가 적용되지만 임석진은 36경기로 감경된 이유다.
SK는 '프로야구를 사랑해 주시는 모든 팬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지속적인 선수단 교육 및 관리 강화를 통해 향후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사과했다. 다만 '경기력 향상 목적이 아닌 치료 목적으로 한약을 복용했으며, 본인이 약 성분의 변동을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번 일이 발생하였음을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임석진은 2016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지명을 받은 유망주다. 지난해 1군에 데뷔했고, 통산 성적은 타율 0.182(11타수 2안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