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일. 고(故) 장진영의 8주기를 기리기 위해 찾았던 영화 '청연 (윤종찬 감독)'의 스틸컷을 이렇게 빨리, 그것도 또 다른 주연배우의 사망 소식으로 다시 찾아보게 될 것이라고는 감히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30일 배우 김주혁이 갑작스럽게 사망한 가운데, 김주혁이 남긴 작품들에 네티즌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 중 2005년 개봉한 '청연'은 주연배우 장진영과 김주혁이 모두 세상을 떠나면서 안타까움을 더한다. 고 김주혁과 장진영은 '싱글즈(권칠인 감독)'에서도 함께 출연해 그 인연이 남다르다.
'청연'은 1925년 최초의 여류비행사 박경원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고 장진영이 박경원 역을, 고 김주혁은 박경원과 사랑에 빠지는 한국인 유학생 한지혁 역을 맡아 호흡 맞췄다.
고 장진영은 2008년 9월 위암 판정을 받고 투병생활을 하다 2009년 9월 1일 오후 4시4분께 서울 성모병원에서 서른일곱의 어린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고 김주혁은 30일 차량 추돌 후 전복되는 교통사고가 발생하면서 운명을 달리했다. 명확한 사인은 부검 후 전해질 예정이다. 특히 이 영화는 고 장진영과 같은 병으로 투병하다 세상을 떠난 그룹 울랄라세션 리더 고 임윤택과도 연관이 있어 눈길을 끈다. 고 임윤택은 2011년 Mnet '슈퍼스타K3' 출연 당시 '청연' OST인 '서쪽하늘'을 부르며 고 장진영을 추억했다.
고 임윤택은 당시 "고 장진영 씨도 이 노래를 좋아했던 것으로 안다. 암을 수술할 수 있었지만 배우로서 몸이 망가지는 것을 원치 않았다. 나 역시 천상 무대에서 노래하는 사람이라 무대에만 올라가면 안 좋은 것들이 잊힌다"고 말했다. 임윤택은 2013년 사망했다.
원곡 노래를 부른 이승철 역시 "고 장진영 씨가 콘서트에 와 직접 불러준 추억의 노래다"고 전한 바 있다.
고 장진영과 김주혁, 영화의 OST와 인연이 있는 가수까지 더 이상 스크린과 브라운관, 그리고 무대에서 볼 수없게 된 영화 '청연'이다. 네티즌들은 '청연'을 다시 보고, '서쪽하늘'을 다시 들으며 고 김주혁에 대한 애도를 표하고 있다. 조연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