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가 '디젤 게이트' 이후 1년 5개월 만에 국내 판매에 재시동을 걸었다. 신차의 포문은 2억원대 스포츠카 'R8'이 열었다. 디젤차와 달리 인증이 까다롭지 않은 가솔린차인 데다, 아우디 제품군 중 가장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는 만큼 이목을 끄는 데는 가장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배출가스 파문 전 수입차 시장을 주름잡던 아우디의 복귀가 수입차 시장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년 5개월 만에 신차 시동
아우디 코리아는 6일 서울 중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신형 'R8 V10 쿠페'의 공식 출시 행사를 갖고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
R8 V10 쿠페는 아우디 모델 중 가장 강력한 성능을 내는 스포츠카 모델이다.
아우디가 한국 시장에서 신차 출시 행사를 연 것은 작년 6월 'S8 플러스' 출시 이후 1년 5개월 만이다.
이날 출시된 신형 R8 V10 쿠페는 기존 모델보다 60마력 향상된 610마력 5.2리터 V10 가솔린 직분사(FSI) 엔진과 7단 S트로닉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57.1kg·m에 달하는 최대 토크를 바탕으로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 시간은 3.2초에 불과하다. 최고 속도는 330km/h에 이르며, 복합연비는 6.5km/l를 실현했다.
내·외관 디자인은 더 넓고 낮아진 차체에 허니콤 구조 라디에이터 그릴, 새로운 디자인의 헤드라이트로 역동성을 강조했다. 가격은 2억4900만원이다.
아우디 코리아는 내년 상반기까지 R8 V10의 판매 목표를 100대로 잡았다.
지난달 중순에 사전 계약을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판매 대수가 30대 이상 몰려 아우디 코리아는 고성능 모델 판매 증대는 물론이고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Q7·A7·A6도 출격 대기
업계에서는 아우디 코리아가 이번 R8 V10 쿠페 출시를 시작으로 판매 정상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우디 코리아는 올 3월부터 판매할 수 있는 차량에 대해서도 자체 인증 검증을 위해 차량 판매를 전면 중단해 왔다.
이후 서비스센터를 구축하는 등 고객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 왔다.
현재 아우디 코리아가 인증을 신청한 차량은 Q7·A7·A6·A4·Q3 등 5종 이상이다.
이들 차량은 환경부 배출가스·소음 인증을 마쳤고, 연비 인증과 제원 등록 등 비교적 간단한 절차만을 남겨 두고 있다.
아우디 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재인증 작업이 거의 모두 이뤄진 상태"라며 "국내 인증이 완료되는 모델별로 순차적으로 재판매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아우디의 판매 재개가 자연스럽게 이뤄지면 곧바로 폭스바겐도 신모델을 투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폭스바겐 역시 지난 8월 25일 신형 티구안과 파사트, 아테온 등 8개 모델의 환경부 배출가스 및 소음 인증을 완료했다.
평택항 에디션은 "아직 고민 중"
이제 아우디에 남은 과제는 경기 평택항에 발이 묶인 재고차, 이른바 '평택항 에디션'의 처리 방안이다.
아우디·폭스바겐은 평택항에 쌓아 뒀던 재고차 2만여 대 중 현재까지 폭스바겐 1만7000여 대를 독일 등 해외로 반송했다.
남은 재고차는 아우디 2016년형 1700대, 2017년형 1200대 등 모두 2900여 대다.
업계에서는 아우디가 중고차사업부를 통해 일부 재고차를 30~40% 할인해 판매할 것이라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다른 한편에서는 딜러사 임직원 판매와 렌터카 업체 등을 통한 법인 판매 방안 등도 거론돼 왔다.
하지만 아우디 코리아 측은 지금까지 제기된 모든 가능성이 추정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아우디 코리아 관계자는 "평택항 재고차에 대해 여러 안을 검토 중인 것은 맞지만, 내부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재고차를 둘러싼,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이 확대되면서 곤혹스러운 입장"이라고 말했다.
술렁이는 수입차 시장
업계에서는 배출가스 조작 파문으로 2년 가까이 판매 중단 사태를 겪었던 아우디가 신차 판매에 나섬에 따라 국내 수입차 시장 판도에도 큰 변화가 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우디 코리아는 2015년 국내서 3만2538대를 판매하며 같은 계열사인 폭스바겐(3만5778대)에 이어 수입차 업계 4위를 기록한 바 있다.
수입차 시장에서는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의 강력한 경쟁자로 각 브랜드를 견제해 왔다.
업계 전문가들은 아우디의 시장 복귀가 업계 양대 산맥인 벤츠와 BMW의 판매 견제는 물론이고 그동안 반사이익을 봐 온 일본 업체들에도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아우디는 2015년 디젤 게이트 이후 기세가 한풀 꺾이긴 했으나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가 워낙 높은 브랜드"라며 "디젤 게이트 이전의 성과를 회복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판매를 재개하는 것만으로도 자동차 시장의 흐름에는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