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빵기사 불법파견 논란의 파리바게뜨가 직접 고용에 대한 대안으로 내놓은 합작사의 윤곽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12일 업계와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등에 따르면 3자 합작사인 상생기업은 임금 인상·복리후생제도 개선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제빵기사에 대한 평균 임금은 13.1% 오를 예정이다. 상여금은 기존에 설과 추석에 기본급의 50%씩 연간 100%를 지급했던 것을 조정해 연 200%까지 늘린다.
SPC그룹 내 정직원들이 받는 복리후생혜택도 그대로 준다는 계획이다.
복리후생 차원에서 지급하는 복지포인트는 현재 90만원에서 120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며 단체상해보험 가입·건강검진 제공·SPC식품과학대학 입학 기회 부여 등을 제공한다.
또 업무 지시는 상생기업 관리자로 일원화하며 내부적으로 노사협의회·고충처리위원회 등 특별기구도 설치해 운영하기로 했다.
이번 합작사는 파리바게뜨가 제빵기사들을 직접 고용하는 것 대신 내놓은 대안이다. 애초에 고용노동부는 지난 9일까지 파리바게뜨에 대해 제빵기사들의 직접 고용을 명령했다.
이에 대해 파리바게뜨는 불복하고 지난달 31일 직접고용 시정지시 처분 취소의 소와 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행정법원은 파리바게뜨가 낸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고 29일까지 고용노동부의 시정 명령을 잠정 정지하도록 했다. 첫 심문 기일은 오는 22일이다.
파리바게뜨는 일단 한숨 돌렸지만 합작사 설립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애초에 고용노동부에서 직접 고용을 명령했고 합작사 설립은 자체적으로 내놓은 대안이기 때문이다. 합작사 설립이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당사자인 제빵기사들의 100% 동의가 필요하다.
제빵기사 500여 명이 속한 전국화학섬유산업노동조합(이하 화섬노조)은 크게 반발하는 상황이다. 화섬노조 측은 "임금 13.1% 인상은 최저임금에 의한 효과와 별 차이가 없다"며 "본사 직원의 상여금은 500%인 점을 비교하면 정직원과 차별은 여전하다"고 했다.
합작사 설립을 고집하는 SPC그룹 측은 한번에 5300여 명의 제빵기사를 직접 고용하는 것은 비용 부담이 크고 무엇보다 가맹점주들의 반발이 있다고 주장했다.
SPC그룹 관계자는 "일단 제빵기사들을 직접고용하게 되면 임금 수준이 높아지면서 가맹점주들이 부담해야 하는 인건비가 늘어나게 된다"며 "기존의 협력사들도 도산할 위험이 있어 합작사 설립이라는 대안을 내놓은 것"이라고 했다.
조은애 기자 cho.eunae@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