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월화극 '이번 생은 처음이라(이하 '이번 생은')'는 첫 회부터 일본 드라마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이하 '도망치는')'를 표절했다는 의혹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도망치는'은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지난해 방송된 일본 드라마다. 일본 시청률 20.5%(비디오 리서치 관동 기준)를 기록하며 '대박'을 친 드라마다. 호시노 겐·아라가키 유이·오타니 료헤이 등 스타들이 출연하며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엔딩에 등장하는 귀여운 춤도 일본에서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다.
표절 논란이 일어난 이유는 드라마 소재는 물론이고 극의 흐름, 캐릭터 성격까지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번 생은'은 '하우스 푸어' 이민기와 '홈리스' 정소민이 서로의 경제적·실질적인 타협점을 찾기 위해 계약 결혼을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도망치는'도 마찬가지다. 여자 주인공이 남자 주인공 집에 살면서 살림살이하며 남자 주인공에게 월급을 받는 주부로 취업 대신 결혼을 한다. 물론 계약 결혼은 흔히 쓰이는 소재다.
그러나 '고용 관계'라는 설정은 흔하지 않다. IT 회사에 근무하고 사회성이 부족한 남자 주인공, 고학력 문과 출신으로 사회적 핍박을 받는 캐릭터 설정이 똑같다.
연애 경험이 없는 주인공의 설정도 비슷하다. 포스트잇으로 대화를 나누고, 이민기가 정소민에게 '당신이 필요하다' '당신도 나와 같은 카테고리의 사람인 줄 알았다'고 말하는 대사 등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일본 언론에서도 표절 논란을 제기했다. 일본 포털 사이트 야후 재팬은 21일 '이번 생은'이 '도망치는'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는 기사를 메인으로 장식했다. 이는 뉴스 칼럼 사이트 'S-KOREA'에서 편집장을 맡고 있는 재일 교포 3세 칼럼니스트 신무광씨의 칼럼이다. ''도망치는'을 표절한 의혹이 제기된 한국 인기 드라마는?'이 제목으로 올라왔다.
기사엔 '두 사람이 결혼식을 앞두고 버스에서 결혼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거나 회사 동료들이 위장 결혼을 의심하는 모습 등 세세한 장면까지도 매우 닮아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국에서 일본 드라마의 리메이크가 많은 만큼 (차라리) 리메이크하는 쪽이 쓸데없는 의혹을 없앴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tvN 측은 일단 표절 여부에 대해 부인했다. tvN 측은 "실제 모델이 있다. 국내 IT 업체를 운영하는 인물이다. 가끔 촬영장에도 놀러 올 정도다. 컨셉트가 비슷할 수 있으나 계약 결혼을 풀어 나가는 형식과 전하는 메시지가 다르다. 플롯 진행 방식도 완전히 다르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