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1987(장준환 감독)'이 2017년 최악 흉년을 맞은 CJ엔터테인먼트를 살리기 위해 나선다.
오는 12월 27일 개봉하는 '1987'은 CJ가 내놓는 올해 마지막 영화다. 1987년 1월, 스물두살 대학생이 경찰 조사 도중 사망하고 사건의 진상이 은폐되자,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용기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의 실화를 담았다. '지구를 지켜라!'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의 장준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김윤석·하정우· 유해진 ·김태리 ·박희순 ·이희준 등이 출연한다. 올해 유일한 1000만 영화 '택시운전사'가 그랬듯 역사의 아픔과 기적같은 순간을 담겠다는 각오다.
사활을 걸고 만든 작품인만큼 적지 않은 제작비가 들었다. 100억원이 넘는 제작비를 들여 1987년 당시를 꼼꼼히 재현했다. 극 중 87학번 연희로 등장하는 김태리가 당시 사용되던 '마이마이'를 들고 등장하는 것처럼, 당시 서울을 누비던 차량부터 작은 소품 하나까지 신경썼다. 마케팅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많은 등장인물의 캐릭터 포스터를 순차적으로 공개하며 영화 속 환희와 분노를 예고편에 담아 공개했다. 예고편 공개 후 업계에선 벌써부터 '1987'의 '대박 흥행'을 예상하고 있다.
이 영화는 작은 역할 하나까지 A급 조연배우들로만 채워 관객을 매혹한다.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의 은폐를 지시하는 대공수사처 박처장 역할의 김윤석과 진실을 밝히려는 서울지검 최검사 역의 하정우가 양 축을 맡는다. 여기에 교도관 한병용 역의 유해진이 그 시대를 살았던 보통 사람을 대변한다. 이들 주요 인물 이외에도 설경구·오달수 등 특별출연 명단까지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하다. 장준환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관객을 놀라게 할 배우들이 많을 거다. 연출을 자랑할 건 없다. 하지만 배우들의 힘은 장담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표했다.
김윤석과 하정우가 대립하며 펼쳐지는 긴장감은 영화의 최고 매력이 될 전망. 김윤석은 철저한 자료 조사로 실존 인물 박처장 연기를 준비했다. 그는 "박처장은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이다.어떻게 보면 시대가 만들어낸 괴물이기도 하다. 대공의 이미지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인물로 표현했다"고 밝혔다. 하정우의 경우 관객을 몰입시켜야하는 임무를 맡았다. 정의를 구현하려는 최검사의 행동과 말을 따라가며 관객들은 1987년 1월의 대한민국으로 향한다. 하정우는 "관객들이 최검사 편에 서서 이 영화를 봤으면 좋겠다. 정의 실현이기 때문이다. 영화에 한 발짝 들어가는 일이 편안할 수 있도록 연기했다"고 말했다.
이 영화는 정권이 바뀌기 전인 지난해 봄 기획됐다. 만들어지는 시간 동안 대통령이 구속되고 정권이 바뀌었다. 촛불을 든 시민들이 광장으로 나와 자신의 목소리를 냈다. '1987'은 격동의 현 시국과 맞물려 시너지를 낼 것을 보인다.
김윤석은 "장미 대선이 결정되기 전 배우들과 모여 '함께 해보자'고 이야기했다. 촛불을 들고 광장에 나왔던 이들의 마음과 우리의 마음이 비슷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고, 장준환 감독은 "이 나라의 주인이 누구인가를 보여주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