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드라마·영화계를 막론하고 '출연료 미지급 사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6년 전부터 몇 달 사이까지 출연료를 받지 못한 채 일하고 있는 배우들의 피해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배우들의 억대 몸값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그건 현 사태에서 조금 엇나간 포인트다. 애초 계약한 광고주나 제작사에서 책정한 몸값을 뒤늦게 '높다'고 문제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계약은 약속이고 약속은 지켜져야 하는 것이 맞다"고 단언했다.
고수와 김우빈은 2013년 계약한 광고 에이전시 S사로부터 4년이 넘는 현재까지 광고 모델료를 받지 못했다. S사로부터 압류할 재산이 없다는 이유로 별다른 진전은 보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우빈 소속사 싸이더시 측 관계자는 "광고 에이전시를 상대로 지금까지 계속 법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받아야할 모델료는 받아야 하지 않겠나. 해결될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계획이다"고 밝혔다.
구혜선은 무려 2011년 출연했던 한 드라마의 제작사로부터 총 2억 6000만원의 출연료를 받지 못 했다. 이 제작사는 법원으로부터 구혜선의 출연료에 대한 지급명령을 받았음에도 드라마 출연 후 6년째 이를 해결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혜선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 측은 "할 수 있는 법적 조치는 다 했다. 연예매니지먼트협회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화계 사정은 더욱 좋지 않다. 최근 크랭크업 한 영화 '검객(최재훈 감독)'의 주연 배우들과 스태프들은 제작사 오퍼스 픽처스로부터 출연료를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배우들부터 출연료가 해결되지 않으니 스태프들의 사정은 더욱 힘겹다. 이에 따라 주연 배우들은 제작사를 상대로 출연료 미지급과 관련 합의서 형식의 내용 증명서를 보냈다. '검객'은 명나라가 쇠퇴하고 청으로 세력교체가 되는 혼란스러운 정세 속 청나라에 맞선 검객 태율과 그 딸의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으로, 장혁·정만식·조타슬림·김현수 등 배우들이 호흡을 맞췄다.
'검객' 주요 스태프 중 한 명은 일간스포츠에 "우리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자꾸 출연료가 밀리니까 답답하다"며 "하지만 아직 영화의 일원으로 일하고 있는 만큼 공식적으로 어떤 입장을 표명하는 것은 조금 힘들 것 같다. 양해해 달라"며 조심스러운 속내를 밝혔다.
'검객'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출연료 미지급에 더욱 분노하는 이유는 제작사 측이 '검객'을 완벽하게 마무리 짓지 않은 채 신작 '심증(김태준 감독)' 촬영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계자는 "일하는 사람들이 반복되는 영화계는 서로 얼굴을 붉히게 되도 '어차피 계속 볼 사람이다'는 이유로 눈 감아주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 반대가 돼야 하는데 안타깝다"며 "좋은게 좋은 것이라고 차일피일 날짜를 미루지만 눈가리고 아웅할 시대는 지났다. 그렇게 한 번 두 번 넘어가다 보면 피해자만 늘어갈 것이다. 공은 공이고 사는 사다. 싹을 잘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