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예능은 '나영석'을 빼면 유명무실하다는 평가다. 그가 만들었다고 하면 내놓는 작품마다 시청률·화제성·호평·출연자들 인지도와 호감도가 급상승했다. '꽃보다 할배'로 시작된 나영석 PD의 tvN 역사는 '윤식당'까지 이어졌다. tvN을 예능 왕국으로 만들었다.
최근 '신서유기 외전- 꽃보다 청춘 위너 편'은 최고시청률이 3.4%(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신서유기 외전'까지 성공 반열에 올랐다. 나 PD의 힘을 다시 한 번 엿볼 수 있었다. 5일에는 '신서유기 외전- 강식당'이 방송된다. '강식당'은 2017년 하반기 최고의 화제작이나 다름없다. '강식당'의 이름은 어느덧 브랜드화됐고, 예고편만 나왔을 뿐인데 각종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이런 화제성이라면 '신서유기' 본편 최고시청률인 시즌4의 6.5%를 거뜬히 넘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 시즌2(이하 '알쓸신잡2')'까지 5.5%대를 상회하고 있다. 시즌제로서 자리매김을 한 모양새다.
tvN의 고민은 여기서 시작된다. 다른 콘텐트와 브랜드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언제까지 나 PD만 믿고 있을 수만은 없는 상황. 이 때문에 MBC에서 김유곤 CP와 민철기 PD 등을 대거 영입했지만 아직 힘을 받는 모양새가 아니다. '둥지 탈출'과 '수상한 가수'는 기존 '아빠 어디가' '복면가왕'과 큰 차이를 보이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인력들이 다채로운 콘텐트를 선보였지만 성적표는 처참하다. 추석 파일럿에서 호평받았던 '김무명을 찾아라'는 시청률 0.8%를 기록했다. 반려동물 1000만 시대에 어울리는 예능 '대화가 필요한 개냥'도 0.9%에 그쳤다. 씨엘과 태양 오혁을 앞세워 팬덤을 자극시킨 '그녀석들의 이중생활'은 1.2%를 기록 중이다.
그나마 '짠내투어'가 3.1%를 기록하며 선전하고 있다. '짠내투어'는 최근 예능 늦둥이이자 대세로 떠오른 김생민의 효과를 얻었다. '비(非)나영석' 예능은 론칭하는 족족 만족스럽지 못한 성과를 얻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한 방송계 관계자는 "여전히 'tvN= 나영석'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출연자들이 나영석 예능이라면 '무조건 나가자'라는 반응이다. 그 외의 예능엔 실패를 무릅쓰고 제작진과 인맥 또는 의리 때문에 출연하는 경우가 많다"며 "tvN에서도 이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그래도 따라 하기에 급급한 지상파 예능들과는 달리 기획력을 발휘하고 있다. 도전 의식이 어느 순간 빛날 것"이라고 밝혔다.
나 PD는 최근 일선에서 살짝 물러났다.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나 PD는 '꽃청춘' 촬영을 무사히 마친 뒤 "위너와 신효정 PD가 알아서 잘했을 것"이라며 "요즘에 일은 후배들이 다 한다. 관리의 영역으로 들어왔다. 현장에 가끔 가면 응원하는 정도다. 후배들을 믿고 있다"고 말했다.
tvN의 잦은 편성에도 문제가 있다. 드라마 시간대를 평일 오후 9시 30분으로 옮기면서 예능 시간이 대폭 변경됐다. 드라마는 30분 일찍 시작하며 경쟁력을 확보했지만 예능쪽은 지상파와 대결하면서 시청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었다.
4%대를 기록했던 '섬총사'는 시간대 변경 후 2%로 떨어졌고, 금요일 저녁을 책임지며 3%대를 유지했던 '수상한 가수'를 안정권으로 인식, 목요일로 변경 후 1%대로 하락했다.
이와 관련해 한 방송 관계자는 "잦은 시간대 변경은 예능국의 피해로 직결했다. 이미 예견 됐던 결과"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