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토르…12월 가장 바쁜 유희관 "받은 사랑 돌려드려야죠"


두산 유희관(31)은 잠시나마 휴식을 할 수 있는 12월을 가장 바쁘게 보내고 있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지난 4일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가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연 유소년 야구클리닉에서도 그랬다. 잠시 이야기를 나누자는 요청에 "아이들을 가르치기에 바쁘다"며 양해를 구하고선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지난 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양준혁 야구재단이 주최한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에서는 남다른 팬서비스로 팬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6번째를 맞은 이 대회의 단골손님인 유희관은 구단 행사와 날짜가 겹친 지난해를 제외하곤 매년 참석했다. 리그 최고의 입담꾼(?)인 그는 이번엔 '말'이 아닌 '몸'으로 웃음을 선사했다.

유희관은 첫 번째 타석에서 산타 모자를 쓰고 망토를 두른 채 빨간색 주머니까지 들고 나타났다. 타석에 서기 전에는 주머니에서 사인볼을 꺼내 관중석으로 던졌다. 주머니에선 야구 배트가 아닌 효자손을 꺼냈다. 또 두 번째 타석에선 인기 영화 캐릭터 토르로 분장하고 나타났다. 그가 타석에서 망치를 내려치자 포수 류지혁(두산) 등의 선수들이 뒤로 넘어지는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매년 업그레이드된 퍼포먼스'에 욕심을 내는 그가 자선야구대회 며칠 전부터 고민하고 준비한 결과물이었다. 유희관은 "이벤트 경기는 팬들께서 이해하고 즐겁게 봐 주실 것으로 믿고 준비했다"며 "팬들이 좋아해 주셔서 보람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일에는 '곰들의 모임'에 참석해 잠시 마이크를 들고 진행, 댄스를 선보이며 다양한 끼를 발산했다. 7일과 8일에는 꿈나무마을 방문 행사, 사랑의 연탄나눔 행사 및 자선경매 행사까지 참석했다. 지난 11월 말~12월 초 각종 봉사활동과 선행 행사에 빠짐없이 모습을 나타냈다.

당연히 팬서비스 차원이다. 그는 "시즌 때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 같은 행사에 참석하면 다소 힘들고, 휴식 시간이 줄어들겠지만 좋은 추억을 쌓고 사랑을 나눌 수 있다"며 웃었다.

현역 선수가 독특한 분장까지 준비해 팬들 앞에 서는 건 쉽지 않다. 타고난 끼뿐 아니라 용기도 필요하다. 


때로는 차가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우도 있다. 이를 유희관도 알고 있다. 그는 "사실 내 이런 모습에 호불호가 갈리는 것 같아 상당히 조심스럽다"고 어려워했다. 그러면서도 "싫어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좋아하시는 팬들도 있다. 색다른 볼거리 차원으로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2017년 KBO 리그는 13일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끝으로 모든 행사를 마감한다. 

유희관은 다시 구슬땀을 흘릴 준비를 하고 있다. 그가 생각하는 최고의 팬서비스는 최선과 최고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올 시즌 11승6패 평균자책점 4.53의 성적을 올린 그는 2018년에 더 밝은 시즌을 기대한다. 유희관은 "현재도 체계적으로 내년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해야 다양한 모습도 용납될 것이다"며 "올 시즌 우승 트로피를 뺏겨 정말 아쉽다. 내년에 다시 찾아올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팬서비스 외에) 야구를 잘하는 것이 내게 가장 중요한 또 하나의 임무다"고 강한 어조로 얘기했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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